145번째 환자 두 번째 4차 감염
정부 "구급차 안… 병원의 연장선"
평택 경찰관은 아직도 경로 불명확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4차 감염자가 추가 발생하면서 4차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병원 응급실 밖 감염자도 늘어났고, 평택 지역 경찰관 119번(35) 환자의 감염경로 역시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14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확진자 7명 가운데 145번(37)ㆍ141번(42) 환자는 각각 두 번째 4차 감염자ㆍ응급실 밖 감염자로 확인됐다.
145번 환자는 13일 첫 번째 4차 감염자로 확인된 민간구급대 소속 구급차 운전자인 133번(70) 환자의 친척이자 동업자로, 이달 5,6일 구급차로 76번(75ㆍ여ㆍ6월10일 사망) 환자를 이송할 때 동승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1번 환자→14번→76번→133번ㆍ145번으로 옮겨가면서 4차 감염까지 낳은 것이다.
76번 환자는 지난달 27, 28일 14번 환자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접촉한 3차 감염자다.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뒤 서울의 한 노인요양병원을 거쳐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6월 5ㆍ6일)과 건국대병원 응급실(6일)을 들른 뒤 격리돼 7일 확진 판정을 받았었다.
141번(42) 환자는 지난달 27일 비뇨기과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아버지의 보호자로 왔다가 감염됐다. 지난 10일 확진된 115번(77ㆍ여) 환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밖에서 발생한 두 번째 환자다. 비뇨기과 외래 진료실은 응급실이 있는 본관 1층이 아니라 별관 5층에 있지만, 보건당국은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가 흡연 목적으로 병원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당일 오후 3시10분~5시20분, 6시5분~47분 두 차례 응급실을 벗어났을 때 141번 환자와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추가 확진자 5명 중 3명은 14번 환자가 머물렀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5월27~29일 사이 노출됐던 사람들(139번ㆍ140번ㆍ142번)이고, 143번ㆍ144번 환자는 각각 16번ㆍ15번 환자가 머물던 병원에 체류했거나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 등 병원 외부 감염 환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141번 환자처럼 지난달 27일 응급실 밖에서 14번 환자에 노출된 사람이 있더라도 잠복기(6월 10일)가 지났기 때문에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4차 감염자 추가 발생 등 지역사회 감염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정 센터장은 “병원과 병원을 연결시켜주는 폐쇄적 공간(구급차)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만큼 의료기관 감염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 경로가 명확하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 중 감염됐기 때문에 폭넓은 수준의 ‘병원 내 감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평택 경찰관인 119번 환자의 감염경로가 여전히 불명확해 지역사회 감염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가 평택 박애병원에서 52번 환자와 접촉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병원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119번 환자는 52번 환자가 병원에 들르기 17분 전 이미 병원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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