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방송인 김병만이 세운 금요일 심야 시간대 ‘시청률 철옹성’을 깼다. 김수현의 KBS2 ‘프로듀사’가 SBS ‘정글의 법칙’을 제치고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정글의 법칙’이 약 3년 동안 지켜왔던 금요일 오후 10시대 시청률 왕좌를 빼앗은 건 ‘프로듀사’가 처음이다.
14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9시18분부터 10시51분까지 전파를 탄 ‘프로듀사’는 12.6%의 시청률을 기록, 오후 9시58분부터 11시29분까지 방송돼 11.0%의 시청률을 기록한 ‘정글의 법칙’을 눌렀다. 또 다른 시청률조사회사인 TNMS의 같은 날 시청률 조사에서도 ‘프로듀사’(11.7%)가 ‘정글의 법칙’(11.4%)을 앞섰다. 지난달 15일 첫 방송된 ‘프로듀사’가 ‘정글의 법칙’의 시청률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으로, 방송 5주 만에 이룬 성과다.
김수현을 비롯해 공효진 차태현 아이유 등 톱스타들이 출연한 ‘프로듀사’가 ‘정글의 법칙’을 따돌리는 데 5주나 걸렸다는 건‘정글의 법칙’의 고정 시청층이 그만큼 두터웠다는 뜻이다.
2011년 첫 방송된 ‘정글의 법칙’은 2012년 11월 금요일 오후 10시대에 자리를 잡은 뒤 시청률 13~15%대를 오가며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배우 차승원을 앞세워 화제를 모은 tvN ‘삼시세끼’어촌편을 비롯해 나영석 PD의 ‘꽃보다…’시리즈 등의 세찬 공격을 받고도 금요일 오후 10시대 시청률 왕좌를 한 번도 내놓지 않았던 게 ‘정글의 법칙’이었다. MBC도 ‘사남일녀’’나는 가수다3’등을 내세워 이 시간대 시청률 공략에 뛰어 들었으나 ‘정글의 법칙’에 막혀 번번히 빛을 보지 못했다.
‘프로듀사’의 활약으로 KBS는 모처럼 구겨진 자존심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정글의 법칙’에 밀려 이 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가장 힘을 쓰지 못했던 곳이 KBS였기 때문이다. KBS는 드라마국에서 ‘스파이’를, 예능국에서 ‘두근두근 인도’등을 내세워 이 시간대 공략에 나섰으나 ‘정글의 법칙’에 막혀 3~5%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해왔다.
다만 KBS가 일요일에 이어 가장 치열한 오락프로그램 전쟁터로 떠오른 금요일 심야 시간대 주도권을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주 천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프로듀사’가 13일 방송에서 14.6%(닐슨코리아)까지 시청률이 오르며 탄력을 받았지만 바로 다음주에 종영을 하기 때문이다. KBS는 ‘프로듀사’후속으로 트로트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후계자’와 지난 4월 방송돼 가능성을 보여준 ‘나를 돌아봐’를 7월17일부터 정규 편성했으나 ‘정글의 법칙’의 벽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나를 돌아봐'는 파일럿 방송 때 4%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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