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저질환 없었지만 면역력 떨어져 치료 어려웠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돼 부산의료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81번 환자 박모(61)씨가 격리 8일 만인 14일 오후 2시 13분 숨졌다.
메르스가 확산한 이후 15번째 사망자다.
메르스 2차 감염자인 박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있던 친척의 병문안을 갔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박씨는 이달 6일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으며, 지난 9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확진 환자로 등록됐다. 부산지역 첫 메르스 감염 환자였다.
이후 부산의료원 음압병실에 격리돼 치료를 받았지만 호흡 곤란과 폐렴 증세가 악화해 이날 숨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대병원을 비롯한 시내 대학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등과 협진을 통해 치료했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평소 간 기능이 안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 이외의 특별한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달 26일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병문안을 한 이후 친척이 다른 병으로 숨지자 같은 달 29일 경기도 부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친척 장례를 치렀다.
이달 2일 부산으로 돌아온 이후 발열과 구토 증세로 동네 병원에서 링거를 맞았다.
부산시는 5일 오후 부천시로부터 박씨가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박씨를 자택에 격리했으며, 6일 오전 병실에 함께 있었던 조카가 메르스 양성 반응을 보인다는 통보를 받고 박씨를 부산의료원으로 후송해 격리했다.
시 보건당국이 박씨의 검체를 조사한 결과 양성반응이 나타났고, 부산시내 대학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를 총동원해 박씨를 치료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박씨는 부산에 오기 전인 이달 1일 이미 으슬으슬한 느낌이 들어 경기도 부천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이날 메르스 증세가 발현한 것으로 추정됐다.
4일간 병원과 약국을 다녔지만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해당 병원명도 공개되지 않아 메르스를 의심하지 않았다.
박씨가 부산에 돌아온 이후 4일을 함께 지낸 부인은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으며, 박씨와 접촉한 사람 가운데도 아직 메르스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 보건당국은 박씨가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무렵 격리됐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면서도 수십 명의 접촉자를 병원과 자택에 격리해 검사와 관찰을 진행해 왔다.
시는 유족과 함께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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