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차단에 실패한 정권이 정보차단에 사활 걸어"
세계보건기구(WHO) 합동 조사단이 13일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조사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찾아왔다가 기자회견장에 입장하지 못한 채 돌아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날 한-WHO 합동조사단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실 입장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WHO 합동 조사단 측에서 취재진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인원의 입장을 통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정부 측 인사도 입장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WHO 합동 조사단의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복지부 청사 1층에서 대기하며 스피커로 들려오는 기자회견 내용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는 기자회견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WHO의 발표 내용이 실망스럽다"고 비판한 뒤 "질문 기회가 있었다면 유독 한국에서 왜 메르스가 많이 감염을 일으켰는지, 알려진 것보다 치사율이 낮은 이유는 뭔지, 지역사회 감염이 없다면 접촉자들을 모두 격리하는 것이 옳은 조치인지 등을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WHO에서 여러 사안을 많이 조사했겠지만 오늘 발표 요지는 정부에서 충분히 조치했다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며 "다 잘했다는 것은 어떤 설명도 되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서 미흡했는지 구체적인 발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이후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전날 저녁에 공개행사임을 확인하고 세종시로 갔는데도 행사 직전 복지부가 'WHO에서 기자 이외에는 출입을 금하여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며 "외교적인 결례가 되지 않도록 회견장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이며 복지위 소속 의원의 기자회견 출입을 막은 것은 바이러스 감염 차단에 실패한 정권이 정보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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