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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유병재 'YG식당 병맛 후기'

입력
2015.06.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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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YG 구내 식당 이용 병맛 후기'다.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YG 구내 식당 이용 병맛 후기'다.

주류로 뛰어든 비주류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27)의 ‘병맛’(말이 안 되고 어이없다는 뜻)은 죽지 않았다. 그룹 빅뱅 등이 속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계약한 유병재의 ‘회사 식당 병맛 후기’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맛 좋기로 소문난 YG 내 식당 이용 후기를 박근혜 대통령의 ‘독해 불가 화법’으로 패러디했기 때문이다.

유병재는 13일 페이스북에 ‘물으시는 분들이 많아서…구내식당의 밥맛은 그게 무슨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오늘의 핵심메뉴는 오늘 달성해야 될 것은 이것이다 하는 것을 밥상을 차리고 나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걸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셔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이해 어려운 글을 올려 네티즌의 관심을 샀다. 눈길을 끈 건 ‘그게 무슨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로 시작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한 말을 패러디 해서다. 당시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를 주문하며 “그게 무슨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그런 가운데 우리의 핵심 목표는 올해 달성해야 할 것이 이것이다 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아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셔야 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아서다. 이 상황에서 유병재가 박 대통령의 ‘독해 불가 화법’을 따라 해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유병재의 글을 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유병재의 유창한 ‘각하어’실력’이라는 글을 올려 관심을 보였다. 진 교수 뿐 만이 아니다. 유병재 페이스북을 비롯해 트위터 등 온라인에는 ‘박 대통령 패러디 절묘하다’(philoma***) ‘유병재의 미친 유쾌함’(Kettli***) 같은 내용의 글이 굴비 엮이듯 올라왔다. 적지 않은 네티즌이 유병재의 패러디에 공감하는 눈치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모호한 발언에 대한 문제 의식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실제 인터넷에는 ‘박근혜 번역기’까지 등장했다. ‘박 대통령의 말씀을 번역한다’는 취지로 페이스북에 만들어진 페이지에는 약 3만 명이 가입했다. 박 대통령이 한 일부 이해가 어려운 말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는 일종의 ‘풍자 사이트’인 셈이다.

유병재가 올린 글은 ‘오늘만 사는 유병재’란 이름으로 온라인에 퍼지기도 했다. 대통령을 향한 당찬 풍자를 한 그에 대한 네티즌의 걱정이자 또 다른 풍자다.

tvN 'SNL코리아'코너 '인턴전쟁'속 유병재.
tvN 'SNL코리아'코너 '인턴전쟁'속 유병재.

특이하게도 YG는 ‘오늘만 사는 유병재’를 특급 관리하고 있는 눈치다. YG의 수장인 양현석은 회사에 유병재가 살 집을 마련하라고 최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재는 경기도 광명에서 지인과 함께 월세살이를 하고 있다. 유병재가 창작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YG는 쾌적한 아파트와 전용 차량 등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162cm의 작은 키에 어눌한 말투를 지닌 유병재는 ‘미생’캐릭터로 20~30대 젊은층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송인이다. TvN ‘SNL코리아’ 코너 ‘극한직업’(2014) 등에서 성격 나쁜 연예인의 매니저 역을 맡아 ‘을의 설움’을 실감 나게 연기해 주목 받았다. ‘찌질함’으로만 관심을 산 건 아니다. 유병재는 작가로서 ‘아픈’ 청춘들의 비명을 세상에 내고, 때론 일탈까지 꿈꾸게 했다. 때론, 기성세대의 저격수가 돼 ‘삼포세대’의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아프니까 청춘? 아프면 환자지”('SNL코코리아-인턴전쟁')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페이스북에 '열정페이' 풍자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유병재는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있다.

tvN 'SNL코리아'코너 '극한직업'속 유병재. tvN 제공
tvN 'SNL코리아'코너 '극한직업'속 유병재. tvN 제공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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