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협상과 관련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양국은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교착상태인 한일관계의 변화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12일자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고 “올해가 매우 의미 있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구체적 진전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협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한일 협상이 진행 중인 동안에는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일 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11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8차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를 마친 뒤 “양국의 입장 차가 여전히 커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박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대일 압박용으로 보는 관측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한미 간 민감한 현안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안보를 위한 이익에 부합하는가를 포함해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고 미국과 함께 들여다볼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박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에 전념하기 위해 미국 방문을 연기한 것을 충분히 이해하며, 이와 관련된 박 대통령의 판단과 리더십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어려운 시기에 한국이 어려움을 조속히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두 정상의 이날 전화통화는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 연기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차원의 외교적 제스처로 풀이된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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