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고교 교사 감염 후 5일간 출근
동료 교사도 발열증세 후송 격리 중
경북에서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현직 교사로, 감염사실을 모른 채 5일간 학교에 출근한 것으로 드러나 집단 감염도 우려된다. 이로써 메르스 청정지역은 제주만 남게 됐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난 7일부터 동국대 경주병원에 격리, 치료 중인 포항지역 모 고등학교 교사 A(59)씨가 12일 오전 메르스 양성 확진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A씨는 아들 진료를 위해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3시간 동안 머물렀고, 31일에도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1시간 가까이 있었다.
A씨는 이후 몸살 기운 등으로 지난 1~4일 포항과 경주 지역 의원 4곳에서 진료를 받았고, 1일부터 5일까지 수업을 진행했다. A씨가 다니는 학교는 고교 114명, 중학교 80명 모두 194명으로 한 건물을 쓰고 있다. 포항 외곽 지역이지만 고교 재학생의 3분의 2 가량은 시내에서 통학하고 있다.
관할 경주보건소는 A씨가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사실을 뒤늦게 통보 받아 7일부터 모니터링을 시작했고, 열이 나는 것을 확인하고 같은 날 오후 5시쯤 동국대 경주병원에 격리 조치했다. 입원 당일 실시한 1차 검사에선 음성판정이 나왔으며, 상태가 호전돼 퇴원을 준비하던 12일 양성 확진 판정이 났다.
경북도와 경북도교육청은 A씨가 들른 의료기관 4곳(포항 1곳, 경주 3곳)을 폐쇄하고 해당 지역 초ㆍ중학교에 대해서는 일단 다음 한 주간 휴업키로 했다. A씨가 소속된 중ㆍ고교 교직원 29명과 재학생 194명은 이날 귀가 중지한 뒤 일일이 발열상태 등을 체크, 자가격리 내지 능동감시자 등으로 분류했다.
한편, 같은 학교 교사 중 1명이 발열증세로 도내 한 병원으로 후송 격리됐다. 이 교사는 지난달 28일 A씨와 함께 구미의 상업경진대회에 참석해 한 방에서 1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아내와 아들은 지난 7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며, 지금까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김강석기자 kimksuk@hankookilbo.com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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