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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앓은 지 10년… 발의 작은 상처, 그냥 지나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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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앓은 지 10년… 발의 작은 상처, 그냥 지나치지 마라

입력
2015.06.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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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증 1위 당뇨병성 신경병증

고혈당이 신경 손상시켜 이상 감각

발절단 위험 아는 환자 10명 중 1명

감각 무뎌져 상처 인지 못해 괴사

고경수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 교수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진단을 위해 당뇨병 환자에게 진동감각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상계백병원 제공
고경수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 교수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진단을 위해 당뇨병 환자에게 진동감각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상계백병원 제공

당뇨병 환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발 절단은 대부분 당뇨병성 신경병증에서 시작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오래 지속된 고혈당이 신경을 손상시켜 이상감각 등을 일으키는 병이다.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합병증 1위 질환이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이기업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비외상성 족부절단의 절반가량인 44.8%가 당뇨병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권혁상 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족부질환 현황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발을 잘라내야 하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11.7배, 족부궤양은 9.7배, 족부손상은 1.1배 높다”고 했다. 그는 “당뇨병을 앓은 지 10년이 넘어서면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50%를 넘어서기 때문에 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발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발 절단하는 위험 질환 인지 거의 못해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성 신경병증 소연구회가 당뇨병 환자 8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 절단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아는 환자는 14%(124명)에 불과했다. 또한, 1,33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이전에 질환을 진단 받은 적이 있는 환자는 12%(280명)밖에 되지 않아 환자들이 늦어진 진단과 치료로 상태가 악화할 위험이 높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그 증상이 매우 미묘하고 개인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증상은 크게 통증, 작열감, 이상감각증, 무감각증 등 4가지다. 극심한 통증으로 수면장애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무감각증으로 인해 발의 상처를 인지하지 못해 족부질환이 악화하는 환자도 있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초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하지만 환자가 증상을 알아채지 못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정 교수는 “병이 진행됨에 따라 감각이 점점 더 소실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을 오래 앓은 환자라면 꾸준히 발을 살피고 참을만한 통증이라도 이상 징후가 있다면 즉시 주치의를 찾아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 절단 85% 사전 발견하면 예방 가능

당뇨병 환자의 발 절단 위험이 높은 원인은 신경병증으로 인해 감각이 무뎌져 작은 상처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해 궤양이나 괴사로 악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발 절단의 85%는 사전에 발견하면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라면 꾸준한 발 점검이 필수다. 당뇨병을 오래 앓는 환자라면 매년 병원을 찾아 당뇨병성 신경병증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의 경우 밤에 더 심해지므로 잠을 이루지 못해 환자의 삶의 크게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적극적인 통증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다른 당뇨병 합병증과 마찬가지로 당뇨병성 신경병증도 혈당관리와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매일 발을 살피고 작은 상처가 생겼다 하더라도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 궤양 등 심각한 발 질환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와 관련, 대한당뇨병학회는 매월 8일을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발견의 날’로 정하고 당뇨병 환자에게 발의 증상을 잘 살피는 발 관리 수칙을 발표했다.

학회가 제안한 발 관리 수칙은 다음과 같다. ▦하루에 한 번 자신의 발을 주의 깊게 관찰해 상처나 이상이 있는지 점검한다. ▦담배는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므로 절대 금연한다. ▦따뜻한 물과 순한 비누로 발을 매일 씻고 잘 말린 뒤 순한 로션을 얇게 발라 건조하지 않게 한다. ▦신발은 발에 잘 맞고 통풍이 잘되는 가죽신이나 운동화를 신는다. 샌들이나 슬리퍼는 피해야 하며, 맨발은 절대 금물이다. ▦겨울에는 발가락에 동상을 입지 않도록 보온이 잘 되는 양말과 신발을 신는다. ▦발톱은 너무 짧지 않게 일자로 깎는다. ▦매일 신발 내부를 점검하고 상처를 나게 하는 요인을 없앤다.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나 꽉 죄는 벨트, 거들 등은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는 만큼 피한다. ▦티눈이나 굳은살을 제거하지 않는다. ▦발에 상처가 생기거나 물집이 잡혔을 때는 반드시 당뇨병 전문의와 상의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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