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A조 제2국
백 이동훈 3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4 이세돌이 ▲로 모자 씌웠을 때 이동훈이 즉각 △로 맞받아친 게 장군에 멍군하는 격으로 멋진 반격이다. 흑의 응수가 쉽지 않다. 이세돌이 10여분 동안 고민하다 1을 선택했다.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흔히 사용되는 사석작전으로 2, 3 다음 참고1도를 기대한 것이다.
물론 이동훈이 그렇게 둬 줄 리 없다. 그냥 가만히 4로 연결했다. 이때 이세돌이 5, 6을 교환한 다음 7로 호구친 게 실수다. 다음에 A로 씌워서 좌변 백을 봉쇄하는 것과 8로 단수 쳐서 위쪽 백돌을 공격하는 수단을 맞보려는 생각이었지만 실은 이세돌의 수읽기에 중대한 착오가 있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동훈이 8로 위쪽을 보강했을 때 당연히 참고2도 1로 둬야 하는데 2부터 6까지 진행하면 백을 잡기는커녕 오히려 흑이 더 위험해진다. 이세돌이 그제야 자신의 착각을 깨닫고 ‘아차’ 하는 표정으로 손바닥으로 이마를 때리며 자책했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할 수 없이 9로 좌변 흑부터 살렸지만 이동훈이 10으로 두텁게 연결해서 백이 대단히 만족스런 결과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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