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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8번 뛰고 미국 '삼관마'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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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8번 뛰고 미국 '삼관마' 등극

입력
2015.06.1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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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경마에서 37년만에 아메리칸파로아가 삼관마에 등극했다. 사진은 켄터키 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왼쪽부터) 우승장면. AP연합뉴스

미국 경마에서 37년 만에 '삼관마'(The American Triple Crown)가 탄생했다.

암갈색의 3세 수말 '아메리칸파로아'(American Pharoa)가 그 주인공이다. 바로 직전 삼관을 달성한 '어펌드(Affirmed)' 이후 긴 세월을 뚫고 등장한 '삼관마'다.

삼관마가 마지막으로 달성된 것은 1978년이다. 삼관마는 5월 첫 주 켄터키주 루이빌 처칠 다운스 경마장의 켄터키 더비(2000M), 셋째 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핌리코 경마장의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1900M), 6월 벨몬트 스테이크스(2400M)를 우승한 말을 뜻한다.

2014년에는 '캘리포니아크롬'이 앞선 두 경주를 따낸 후 벨몬트 스테이크스에서 우승을 내주며 삼관달성을 실패한 바 있다.

'아메리칸파로아'의 통산 기록은 8전 7승으로 데뷔전을 제외하고는 출전한 경주마다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겨우 3세인 이 말은 '삼관달성'이라는 대기록을 등에 업고 엄청난 교배료를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씨수말로서 '아메리칸파로아'의 교배료는 최고 10만달러(약 1.1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씨수말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한 해에 100마리를 생산한다고 했을 때 '아메리칸파로아'는 연 매출 100억원을 보장하는 셈이다. 아메리칸 파로아는 삼관레이스가 진행된 지난 40일여 만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경주마 '아메리칸파로아'가 삼관마에 등극하자 다양한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다. 그 중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이 '파로아'(Pharoah)가 사실은 '파라오'(Pharaoh)의 오기라는 것이다. 이집트계 미국인인 마주 아메드 자얏(Ahmed Zayat)은 '아메리칸파로아'의 부마 '파이오니어오브나일(Pioneerof the Nile·나일강의 개척자)의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아메리칸파라오'로 이름 붙이려 했다. 오기를 깨닫고 이를 수정하려 했지만, 이미 등록된 이름은 수십 개의 연계 시스템에 전송된 뒤였고 마주는 시행체로부터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렇게 미국 역사상 12번째 삼관마의 이름은 에피소드를 하나 달고 다니게 됐다.

기수 빅토르 에스피노사 또한 화제다. 그는 2002년에 켄터키 더비를 우승했고 작년에도 '캘리포니아크롬'과 함께 삼관레이스를 동행했다. 올해 세 번째 도전 만에 '삼관기수'가 된 셈이다. 멕시코 출신의 이 기수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의 기회를 3번이나 잡은 역사상 첫 번째 기수다. 2014년과 2015년,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두 대회를 2년 연속 우승했는데, 이 역시 대단한 기록이지만 그에 앞서 5명의 기수가 기록한 바 있다.

'아메리칸파로아'는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에 10월 켄터키 렉싱턴에서 열리는 브리더스컵 클래식에 출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아메리칸파로아'의 교배권이 2세마 챔피언을 따낸 2014년에 이미 팔렸다고 해 흥미를 끈다. 다만 경주출전권은 여전히 마주가 가지고 있어, 삼관경주에 출전하고 우승을 일궈낸 것이다. '아메리칸파로아'는 2015년까지만 경주에 출전하고 은퇴할 계획이어서 경주로에서 삼관마를 볼 수 있는 기간은 이제 겨우 반년 정도 남은 셈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아메리칸파로아가 바로 은퇴하지 않은 것을 두고 '대단히 특별한 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큰 대회에서 우승을 할 경우 바로 은퇴하는 것이 정석이다. 더 대회에 출전할 경우 부상의 위험이 있는데다 경주에서 패할 경우 씨수말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교배권과 출전권이 분리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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