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삼성물산 이사회의 자사주 전격 매각에 반발하며, 자사주 매각을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엘리엇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를 KCC에게 매각한 것은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삼성물산 이사진 및 관계자들이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불법적 시도를 한 것이라 판단한다”며 “삼성물산 이사진과 KCC를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날 삼성물산 이사회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899만주(지분율 5.76)를 KCC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처분가액은 6,743억원이다. 자사주 상태로만 가지고 있으면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우호주주에게 팔 경우 의결권이 살아나기 때문에, 삼성 측이 19.75%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면서 다음달 17일 주총의 표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엘리엇의 가처분신청과 관련, 삼성물산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 자사주 매각이기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은 “사업을 다각화하고 시너지를 제고하며 합병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각한 것”이라며 “헤지펀드 공격으로부터 회사 주주 이익을 보호하고 유동성 확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 한 결의”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일모직은 이날 삼성물산과의 합병 관련 정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10일 기준으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보통주 기준 삼성물산 지분율이 10.15%라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기준 9.98%에서 0.1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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