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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세상서 생기는 많은 일에 귀 열어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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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세상서 생기는 많은 일에 귀 열어 둬야

입력
2015.06.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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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미사복·비욘세 무대복 만든 프랑스 디자이너 까스텔바쟉 방한

세월호 떠올리게 하는 작품 발표

까스텔바쟉이 자신의 회화 작품 '소울 탱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 제공
까스텔바쟉이 자신의 회화 작품 '소울 탱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 제공

“예술은 영원한 젊음이며, 예술가는 그림, 글, 사진 등을 사회의 긍정 에너지로 바꾸는 사람이다.”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미술과 사진, 음악 등 전방위로 활동하는 예술가인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65)이 한국에서 열리는 자신의 첫 미술 전시회를 위해 방한했다. 그는 196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만들어 5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까스텔바쟉과 가수 레이디 가가, 비욘세의 무대의상부터 교황과 추기경을 위한 미사복까지 폭넓은 디자인 활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시회 개막을 하루 앞둔 11일 기자들과 만난 까스텔바쟉은 “내가 추구하는 예술과 패션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이 창의적인 젊은 예술가가 많은 서울에서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토피아의 꿈을 좇는 게 가능했던 시대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내 작품이 디스토피아적인 시기에 접어든 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가 꿈꿀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는 전시회 개막의 소회를 밝혔다.

12~26일 서울 한남동 네모(블루스퀘어)에서 무료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1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와 친분이 깊었던 미국 팝아트 작가 키스 해링의 초상화 등 일부 1990년대 작품은 이번에 처음 대중에 공개된다. 한국에서 특별히 제작된 작품도 있다. 한국 대학생의 평균 자취방 사이즈를 본뜬 25㎡ 크기 캔버스에 그린 ‘뉴빌리티’ (newbility)다. “귀족(nobility) 사회 이후의 새로운 계급 문화, 즉 사회 진화에 관한 그림”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회를 위한 신작 ‘소울 탱커’는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SOUL’(소울ㆍ영혼)이라는 문구가 쓰인 화물선에 평화(peace) 가족(family) 정신(spirit) 등이 적힌 컨테이너 상자가 선적된 모습을 그렸다. 이 작품에 대해 그는 “작가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에 귀를 열어 둬야 한다”며 “단지 한 사건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는 지난해 까스텔바쟉 국내 판권을 인수해 지난 3월부터 골프웨어 사업을 하고 있는 패션그룹형지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까스텔바쟉은 이를 예술의 상업화로 연관 짓는 질문에 키스 해링의 말을 인용하며 “퍼뜨리지 않는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키스 해링이 뉴욕 소호에 ‘팝숍’을 열고 작품 이미지가 담긴 티셔츠, 배지 등을 판 것은 큰 혁명이었다”며 “예술은 소수의 수집가를 위한 소유물이 아닌 사회를 발전시키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45년 간 예술활동을 해 온 그는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까스텔바쟉은 “자기성찰적인 작품에 심취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미래지향적인 작품이 관심이 많다”며 “좀 더 대중에 가까이 다가가는 ‘팝 바이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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