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 본산 이탈리아 로마를 찾았던 고령의 수녀 2명이 수녀원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사흘 만에 구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수녀는 심각한 갈증과 탈수 증상을 이겨내기 위해 소변을 마시는 등 폐쇄된 공간에서 사투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5일오후 바티칸 근처에 있는 한 수녀원 기숙사 4층에서다. 각각 58세와 68세로 아일랜드와 뉴질랜드 출신인 두 수녀는 엘리베이터에 타고 1층으로 내려가려던 찰라 정전이 발생, 층과 층 사이에 갇히고 말았다.
사고 당시가 하필이면 금요일 오후라 기숙사 건물에는 두 수녀 외에 아무도 없었다. 휴대폰마저 기숙사 방에 두고 와 외부에 도움을 청할 방법이 없었다. 설상가상, 지난 주말 이탈리아 로마는 때이른 여름 날씨로 기온과 습도마저 높아 두 수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더위 및 어둠의 공포와 싸워야 했다. “당시 우리가 기댈 것이라고는 손에 들고 있던 묵주 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이 발견된 것은 사고 후 사흘이나 지난 월요일(8일) 오전 여성 청소부에 의해서였다. 출근하기 위해 기숙사 건물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대답이 없었던 것을 이상하게 여긴 청소부는 경찰에 신고했고 비상 열쇠로 문을 열고 건물로 진입한 경찰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도와 달라”고 소리치는 두 수녀를 찾아냈다.
두 수녀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심한 탈수 증세를 보였다. 담당 의사는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소변을 마시면서 사흘을 버텼다”며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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