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영국 노벨상 수상자가 결국 명예교수직을 사임했다.
11일 더타임스에 따르면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은 10일 밤 성명을 내고, 팀 헌트 생명과학과 명예교수가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헌트 명예교수는 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자대회에 참석, 여성과학자들과의 오찬에서 자신이 남성우월주의자라며 “여성과학자들은 실험실에 있으면 남성과학자와 사랑에 빠지고, 비판하면 울기만 한다”면서 “동성 과학자들만 있는 실험실을 선호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헌트 교수의 발언이 알려지자, 동료 교수들은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에 헌트 교수는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반어적인 농담을 한 것인데 관중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UCL은 성명에서 “UCL은 영국 최초로 여학생에게 남학생과 평등한 조건으로 입학을 허가한 대학”이라며 “헌트 교수의 사임은 양성평등에 대한 UCL의 공헌과 같은 맥락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헌트 교수는 ‘세포 주기’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고 이를 토대로 암 발생 원인을 규명한 공로로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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