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행 王’ 김기태 KIA 감독의 파격행보 5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행 王’ 김기태 KIA 감독의 파격행보 5

입력
2015.06.11 14:03
0 0

KIA 김기태 감독. 한국스포츠경제
KIA 김기태 감독. 한국스포츠경제

야구판은 넓고 감독은 많다. 하지만 김기태(46) KIA 타이거즈 감독만큼 파격 행보를 거듭한 감독은 드물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오는 독특한 행동 때문에 김기태 감독은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바로 ‘기행 왕(王)’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1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치른 홈 경기에서 외야수 나지완(30)을 1번 타자로 전진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거포형 1번 타자’는 메이저리그나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전술이다. 그러나 올시즌 타율 0.167에 발도 느린 나지완을 전격 기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나지완의 통산 출루율이 좋다”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은 성적 부진에 힘들어하는 팀내 간판선수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목적이 더 컸다. 이날 나지완은 1안타를 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달 13일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파격적인 수비 시프트를 시도하며 화제가 되기도 한 김 감독의 주요 파격 행보 5가지를 정리해 봤다.

● 민망한 수비 시프트(2015.05.13)

지난 1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kt전. 김기태 감독은 보는 이도 머쓱해지는 희한한 수비 작전이 나왔다. 5-5로 맞선 9회초 2사 2, 3루 위기에서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편에 세우는 파격적인 ‘수비 시프트’를 지시한 것이다. KIA 투수 심동섭의 불안한 제구 탓에 대비한 작전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수비 작전은 심판에 의해 제지 당했다. 규칙에서 어긋난 야수 배치였기 때문이다. 야구 규칙 제4조 3항에 따르면 ‘경기 시작 때 또는 경기 중 인플레이 상황에서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 지역 안에 위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기태 감독의 파격적인 수비 작전은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퍼져 미국 땅에도 닿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우리는 정말 혁신적인 수비를 봤다"는 비아냥 섞인 설명과 함께 이 장면을 소개했다. 김 감독은 "공부가 부족했다. 팬들께 죄송하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 속전속결 이적신고(2015.05.06)

5월 6일 마산구장에서는 KIA 오준혁과 노수광이 이적 첫날 ‘빌린 유니폼’을 입고 NC 다이노스전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KIA는 이날 경기에 앞서 한화 이글스에 임준섭 박성호 이종환을 내주고 유창식 김광수 오준혁 노수광을 데려오는 3대 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계약서 사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경기장에 나서게 된 둘의 하루 일정은 긴박했다. 이적 확정 소식을 전해들은 후 대전에서 출발한 이들은 오후 5시 50분경에야 마산 구장에 도착해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김기태 감독은 인사를 나눈 직후 이들을 경기에 내보냈다. 홈 경기도 아니었으니 당연히 유니폼에 이름을 찍어낼 시간도 없었다. 오준혁은 험버의 유니폼을, 노수광은 홍건희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소화했다. 오준혁과 노수광은 이날 타점과 득점을 생산하며 침체된 KIA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5월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1루 주자 LG 문선재가 도루를 시도, 2루에서 세이프 선언되자 KIA 김기태 감독이 3피트 아웃이라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격하게 항의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지난 5월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1루 주자 LG 문선재가 도루를 시도, 2루에서 세이프 선언되자 KIA 김기태 감독이 3피트 아웃이라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격하게 항의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 전설의 눕기태 사건 (2015.04.15)

지난 4월 15일 잠실야구장. 김기태 감독은 LG 트윈스와 펼친 이날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희한한 행동으로 또 한 번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건의 발단은 LG 주자 문선재의 주루플레이. 1루에 있던 문선재는 KIA 투수 앙현종의 1루 견제에 걸리자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문선재는 KIA 2루수 최용규의 글러브를 피한 뒤 베이스를 터치해 세이프를 인정받았지만, 김 감독은 3피트 규정 위반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김기태 감독은 3피트(91.44cm)를 재기 위해 바닥에 누운 것. 결국 김 감독은 퇴장 당했다. KBO에서 올해부터 도입한 '스피드 업' 규정상의 항의시간 초과(5분) 규정 때문이었다. 올 시즌 첫 코칭스태프 퇴장 기록이기도 했다.

● 이해 힘든 롱 피칭 (2015.04.09)

지난 4월 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NC의 경기에선 벌투 논란이 일었다. KIA 선발 임기준이 투구 수 120개를 던질 때까지 김 감독이 교체하지 않아서다. 투수 임기준은 이날 6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안타 13개, 사사구 10개를 허용하며 무려 11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5회에는 제구력이 완전히 무너지며 이닝당 데드볼 최다 기록과 타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임기준을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렸고, 투구 수 120개를 채우고 나서야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경기 이후 김 감독은 ‘벌투’ 논란에 대해 “(임기준과) 사전에 조율된 부분이었기 때문에 경기 내용과는 상관없이 그를 길게 투입했다”며 “임기준도 스스로 많은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 의아한 자진사퇴 (2014.04.23)

김 감독의 기행은 KIA에서만 있었던 건 아니다. LG 감독을 맡고 있던 지난 시즌에는 프로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시즌 17경기만 치른 상황에서 돌연 자진사퇴 한 것이다. LG 구단은 지난해 4월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스전 이후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김 감독의 자진사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2013 시즌 LG를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김 감독이었기에 그의 사퇴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갑작스런 사퇴 이후 야인으로 살아오던 김 감독은 그 해 10월 KIA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최주호 인턴기자 (서강대 정치외교 3)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