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Listening and Speaking
자긍심이 높은 프랑스 사람들은 영어를 알아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 얘기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국제어로서의 영어를 인정하고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급여도 더 많이 받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게다가 프랑스 사람들은 영어에 대해 ‘노래를 부르듯 리듬이 있어 듣기에 좋다’고 말한다. 반면 독일어는 거칠게 들려 호감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영어권 사람들이 느끼는 영어 억양은 어떨까. 영어에서 ‘broad vowel 발성’이라는 말은 칭찬이 아니다. 모음 발음을 정확히 하지 않고 대충하는 것을 일컫는데 이는 영국인들이 미국 발음을 지칭하거나 아일랜드나 켈트족 영어를 지적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오늘날의 영국 발음은 19세기에 형성된 것인데 16, 17세기만 해도 셰익스피어는 물론 당시 연극배우들의 발성이 지금의 미국 발음과 더 가까웠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금의 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 지역 발음이 미국 발음과 공통점이 많은 것도 영어가 분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혹자는 ‘미국 영어는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이민자들이 가장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발음을 찾다 보니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영국인들이 미국 발음을 좋아하지 않아도 영국 가수 노래는 미국 발음으로 불린다는 사실이다. 미국인 가수가 노래할 때의 발성은 영국인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사람에게도 거부감이 없다. 이것은 사투리나 지역색 없이 일정한 박자와 리듬이라는 조건 하에서 발성하기 때문인데 가사 전달력도 미국 발음이 더 낫다는 평가가 많다.
외국 발음을 흉내내는 것을 faking foreign accents라고 하는데 이 말 역시 칭찬은 아니다. 만 6세 아니면 늦어도 13세 이전에 외국어 학습을 시작하지 않는 한 평생 공부해도 외국인으로서의 사투리 억양은 피할 수 없다. 빨리 말하는 것은 fluency를 장담하지 못하고 오히려 ‘또박 발음’이 더 환영 받는다. 특히 모음 발음만 정확히 하면 발음 문제는 대부분 해결된다. 가수들이 가사 전달력을 위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모음 발성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투리 억양이 사라진다. 오페라 가수들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만 들으면 그들의 출신지가 어딘지 모를 때가 있는데 그 이유는 발성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되도록 정확히 발성하기 때문이며 리듬과 박자라는 새로운 조건하에서 크고 정확하게 발성하기 때문이다. Rapper들이 fake accents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그들의 독특한 이야기 식 발성도 가사 전달을 위해 불가피하게 형성된 현상일 뿐이다. 모음 발성을 정확히 해주고 약간의 여유를 갖고 느린 발음을 시도한다면 발음 때문에 소통이 안 되는 일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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