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연봉을 받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우버의 택시 기사로 부업을 뛰어 화제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마이애미 돌핀스의 디펜시브 라인맨인 A.J. 프랜시스(25)는 비시즌 기간인 요즘 우버 기사로 필드가 아닌 도로 위를 누빈다. 그는 “더 많은 돈을 벌고자 우버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올해 NFL 3년차인 프랜시스는 연봉으로 51만 달러(약 5억6,600만원)를 받는다. NFL 선수 평균 연봉(약 200만 달러ㆍ22억2,000만원)에는 못 미치나 미국 국민 평균 연봉(5만 달러)보다는 훨씬 많다. 그러나 구단이 7월부터 봉급을 지급하는 만큼 엄청난 거액을 받는 NFL 선수가 아니라면 돈을 받지 못하는 기간에 호구지책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 경기에 뛸 수 있는 등록선수(53명) 언저리에 있는 프랜시스와 같은 선수는 소비 생활을 유지하려면 부업을 뛸 수밖에 없다.
NBC 방송은 수 십년 전만 해도 NFL 베테랑 선수가 비시즌에 부업을 하는 일이 흔했지만, 등록선수 진입을 다투는 선수들의 최저 연봉이 50만 달러대로 올라선 요즘 프랜시스처럼 부업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고 소개했다.
4월부터 일주일에 최소 3일씩, 하루에 4∼5시간 차를 몰아 시간당 40∼50달러를 버는 프랜시스는 이미 팀 동료도 몇 번 차로 실어 나르기도 했다. 돌핀스의 조 필빈 감독은 “택시 이용객들에게 프랜시스를 추천하겠다”면서 “수다쟁이인 프랜시스와의 대화를 피하려면 귀마개를 착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프랜시스가 우버 기사로 나선 건 결코 돈 때문만은 아니다. 메릴랜드 대학 출신으로 현재 국제 안보와 경제 정책 석사 과정 수업을 듣는 프랜시스의 꿈은 미식축구 방송해설가다. 말하는 기술을 쌓고자 그는 택시를 몰면서 승객과 끊임없이 대화한다. NFL 선수인지 몰랐던 승객들도 나중에 그가 정체를 밝히면 깜짝 놀란다고 한다. 프랜시스는 “우버와 경쟁해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기존 택시 업체와 기사들이 우버에 저항하는 것”이라면서 “자본주의를 억압할 수 있는 미국 문화는 없다”고 나름의 경제관을 피력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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