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기본적으로 제구가 좋으니깐요."
kt 포수 장성우는 왼손 정대현의 장점으로 제구력을 꼽았다. 미트를 갖다 댄 곳에 어김없이 공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는 "직구가 빠르지는 않지만 다양한 구종을 던질 줄 안다. 경기를 치를수록 더 안정된 투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현은 지난 9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경기 연속 선발승이다. 이날도 직구 최고 시속은 139㎞로 140㎞를 채 넘지 않지만, 홈에서 극강인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특히 2회 강민호를 상대로는 시속 77㎞짜리 커브를 던지며 타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조범현 kt 감독은 "장성우가 좋은 리드도 정대현이란 투수를 잘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공이 빠른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유희관(두산)의 영상을 많이 보라고 조언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타자와 싸울 줄 아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느림의 미학' 유희관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8승(2패)을 쓸어 담으며 피가로(삼성)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최고 시속 135㎞의 직구를 몸 쪽에 붙일 줄 알고 주무기인 싱커의 떨어지는 각도 예리하다. 여기에 작년까지 잘 못 던지던 슬라이더, 아주 느린 커브마저 잘 던진다. 눈에 뻔히 보이는 공에도 타자들이 매번 당하는 이유다.
정대현도 유희관과 비슷한 유형이다. 스스로 주무기를 "우타자에게 던지는 체인지업"이라고 말할만큼 닮은 구석이 많다. 그리고 이제는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은 선배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보며 kt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로 정착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10승에 도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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