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비리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까닭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복수 언론은 FIFA 관계자의 말을 빌어 당초 2017년 5월로 예정됐던 2026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지 선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10일(이하 한국시간) 앞다퉈 전했다.
미국과 스위스 검찰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스위스 경찰은 FIFA 총회를 앞두고 FIFA 고위직 7명을 긴급 체포했으며 미국 법무부도 FIFA 비리에 깊숙이 관여된 것으로 추정되는 14명에 대해 기소 방침을 밝혔었다.
급기야 검찰 수사의 칼날은 FIFA 수장인 제프 블래터 회장에게로 향했고 축구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측근 체포로 강한 압박감에 시달리던 블래터 회장은 결국 지난 3일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5선에 성공한 지 불과 닷새만의 결정이었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10일 러시아 사마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개최지 선정은 연기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시기는 이후 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발케 사무총장도 FIFA 비리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 2010년 월드컵 본선을 유치하려고 북중미 집행위원들에게 뇌물 1,000만 달러(약 111억6,300만원)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가장 유력한 2026년 월드컵 개최지로는 미국이 거론된다. 아울러 캐나다와 멕시코, 콜롬비아 등도 개최지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2026년 월드컵은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에 의해 북중미·카리브해,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연맹 소속 국가에서 대회를 열 수 있다. 단, 호주는 아시아축구협회 소속 국가여서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
FIFA 비리 수사가 깊이를 더해가면서 축구계는 한동안 잡음이 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 FIFA.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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