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명 관광지인 룩소르에서 10일 무장 괴한들이 자살폭탄 공격을 시도해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3일 이집트의 또 다른 유명 관광지인 기자 피라미드에서 경찰관 2명이 무장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지 1주일 뒤에 발생한 것이다. 범인들이 이집트 관광 산업에 피해를 입혀 현 정권에 타격을 주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집트 내무부는 이번 공격으로 사망자 2명이 발생했으며 관광객은 인명피해가 없다고 밝혔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전했다.
이집트 보안당국에 따르면 한 자살폭탄범은 이날 오전 이집트 남부 룩소르의 고대 유적지 카르나크 신전 입구 앞 주차장에서 자신의 몸에 두른 폭발물을 터뜨렸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일행인 괴한 2명 가운데 1명은 신전 주변에 있는 경찰관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사살됐다. 다른 1명은 부상을 입고 경찰에 체포됐다. 양측이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관 2명과 주변 상인 2명이 다쳤다. 사건 발생 당시 카르나크 신전 내부에는 소수의 관광객만이 머물고 있었다고 현지 보안 관리는 말했다.
무함마드 사예드 바드르 룩소르 주지사도 사건 직후 “범인들이 카르나크 신전 안으로 침투하려다 적발됐으며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AP에 설명했다.
바드르 주지사는 이어 “남성 3명이 주차장에 도착하고 나서 가방을 들고 신전 쪽으로 향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이들에게 ‘멈추라’고 정지 명령을 내렸다”며 “그 중 1명이 달아나자 경찰이 발포했고 그 사람이 착용한 폭발물 조끼가 터졌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자신들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무장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이집트 내에선 연이은 관광지 테러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관광 산업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에서 관광 수입은 수에즈 운하 통행료, 해외 근로자의 송금과 함께 3대 외화 수입 가운데 하나이다.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이 벌어진 2011년 이전인 2010년엔 이집트를 찾은 관광객이 1,470만명에 달했으나 이후로는 한 해 평균 관광객이 900만명으로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관광객 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룩소르에서는 1997년 무장괴한들이 무차별적으로 쏜 총에 외국인 58명을 포함, 6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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