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갔었던 만삭 임신부(40)가 10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임신부는 1차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는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2차에서는 음성으로 검사 결과가 뒤바뀌어 3차 검사까지 한 끝에 최종 확진으로 결론났다. 특히 국내 첫 임신부 환자인데다 임신부 감염은 메르스 발원지인 중동에서도 드문 경우라 이 환자의 확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검사 결과가 계속 바뀌자 이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유는 검사마다 진단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메르스 감염 판정은 검체(바이러스)의 유전자 검사에 따라 결정되는데, 1차 검사를 진행한 삼성서울병원이 사용한 진단시약은 바이러스 유전자의 한 부위만 확인하는 ‘선별’ 검사였다. 반면 2차 검사를 실시한 보건환경연구원은 유전자의 두 지점을 검사하는 ‘확진’ 검사용이다. 이 때문에 1차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왔지만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에서는 결과가 음성으로 뒤집힌 사례가 두 번 있었다.
다만 이 임신부는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양성ㆍ음성을 확실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계선’ 수치를 보였다는 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이에 복지부는 국립보건연구원에 3차 검사를 의뢰했고,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2차 검사에서 ‘경계선’ 수치를 보인 것은 검사에 사용한 검체의 양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임신부의 증세는 가벼운 편으로 알려졌다. 약을 사용할 수 없어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은경 센터장은 “메르스는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쓰는데, 일반적인 상황에서 임신부에게 쓸 수 없는 약물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증요법(증상완화 치료)으로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이 임신부는 14번째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있었던 지난달 27일 소화장애 증세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은 어머니를 병문안 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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