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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3 사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교두보" 삼호가든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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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3 사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교두보" 삼호가든 쟁탈전

입력
2015.06.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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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최고 입지에 사업성도 좋아

현대·대림·롯데 사활 건 수주전

조합원 개별 접촉은 위법이지만

기념품 전달, 호텔 설명회 열기도

조합, 시공사 선정 일주일 연기

서울시, 서초구에 수사 의뢰도

“건설회사 관계자들은 시공사가 정해지기까지 단지 안에 얼씬도 할 수 없습니다.”

재건축 시공사 최종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20일)를 앞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맨션 3차 아파트(이하 삼호가든 3차) 재건축조합장이 내린 엄명이다. 올해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 가운데 유일하게 시공사 선정이 이뤄지는 삼호가든 3차를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과열을 넘어 전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현대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3개사가 삼호가든 3차의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후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려는 각 사의 과잉 홍보 행위가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의 홍보공영제에 따라 이들 건설사는 합동설명회 외에는 조합원 개별 접촉이 불허된 상황.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건설사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조합원들에게 기념품과 안내문을 단지 안에서 전달하고, 개별적으로 호텔 등에서 설명회를 진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말한다. 심지어 각 사는 재건축 아파트의 설계와 평면을 보여주기 위해 견본주택 형태의 주택 홍보관을 앞다퉈 개관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 참여사들이 재건축 대상 단지의 내부를 일찌감치 홍보하려고 견본주택까지 만드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들 3사의 개별홍보 행위와 금품 향응 제보가 끊이지 않자 지난달 서초구에 공문을 보내 사실 규명을 위한 경찰 수사 의뢰를 요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서초구측은 “금품이나 향응 제공에 대한 근거는 없는 상황이며 조합 자율에 맡기겠다”며 한 발 비껴있는 상태다.

결국 공을 쥐고 있는 건 재건축조합. 조합측은 시공사 결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당초 13일에서 20일로 미뤘다. 정용택 조합장은 “과열을 식혀야 할 필요가 있고 건설사들이 자숙해야 한다는 경고를 주기 위해 총회를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424가구에 불과한 삼호가든 3차의 재건축에 이토록 사력을 다하는 건 이곳이 향후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교두보가 될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지하철 3, 7, 9호선 역세권에 위치하며 반포IC와 고속버스터미널을 앞에 둔 강남 최고의 입지, 그리고 835가구로 몸집을 두 배 가량 불리면서 그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점 등을 두루 갖췄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3.3㎡당 일반 분양가가 5,000만원(일부 평형)을 넘었지만 청약 경쟁률 17대 1을 상회했던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 버금가는 흥행을 점칠 정도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관계자는 “3사 모두 삼호가든 3차 재건축사업을 향후 줄줄이 이어질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발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 과반수의 선택을 받아야 시공사로 최종 선정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어느 곳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지명도나 공사비(3.3㎡ 당 478만~479만원 내외 예상) 등에서 건설사간 격차가 거의 없는 탓이다. 결국 분담금을 좌우할 일반 분양가를 얼마나 보장해줄지에 대한 건설사의 ‘홍보’가 시공사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잇단 경고에도 불구하고 과열 수주전이 식지 않는 이유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선 삼호가든 3차 아파트 매물을 찾기 힘들다.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서다. 반포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K씨는 “지난해 말 한 건 거래된 게 전부다”라며 “전용면적 109㎡의 가격이 11억5,000만원 정도 내외로 형성되어 있지만 물건을 찾는 이도, 내놓는 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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