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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거주지 감추고… 검진 거부… 통제 힘든 간병인 '방역 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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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거주지 감추고… 검진 거부… 통제 힘든 간병인 '방역 사각'

입력
2015.06.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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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재중동포 여성 다수

문제 생기면 생계 차질 우려

슈퍼전파자 될 가능성 배제 못해

9일 오전 메르스 환자가 경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메르스 안내판이 붙어 있다. 2015.06.09.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9일 오전 메르스 환자가 경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메르스 안내판이 붙어 있다. 2015.06.09.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병원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간병인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옌벤 출신 93번 환자(64ㆍ여성)가 대표적이다. 이 여성은 지난달 9일부터 이 달 1일까지 경기 화성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15번 환자(35ㆍ남)가 입원한 5인실에 있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15번 환자가 의심환자라는 보건당국 통보에 따라 병원 측에서 검사를 권유했지만, 이를 거부한 뒤 “답답해서 더 이상 병원에 있을 수 없다”며 병원을 빠져 나갔다. 15번 환자가 메르스 감염 확진을 받은 지난달 31일에는 병원 측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인 결혼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8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모 종합병원에서도 옌벤 출신의 또 다른 60대 여성 간병인 때문에 소동이 빚어졌다. 다행히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역시 메르스 증상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검진을 한동안 거부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95명 중 간병인은 93번 환자와 54번 (63ㆍ여) 85번(66ㆍ여) 환자 등 3명이다.

문제는 이처럼 통제하기 힘든 간병인들이 전국 병원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도한 육체노동을 꺼리는 60대 이상 재중동포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간병인이다. 국내 병원과 요양원 등에서 일하는 간병인 상당수가 재중동포 여성들로 파악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은 개인 신상 정보를 잘 알려주지 않는데다 설사 공개해도 거짓일 때가 허다하다. 국내 체류가 합법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면 생계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해 흔적 없이 자취를 감추기 일쑤다. 15번 환자와 같은 간병인 재중동포가 있어도 본인확인이나 위치추적이 불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간병인들이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의료계 현실인 셈이다.

서울소재 한 종합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는 한 재중동포는 “막노동을 할 수 없어 나 같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간병인”이라며 “메르스는 잘 모르겠고 일을 해야 중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실제 거주지는 물론이고 자신이 어떻게 병원 간병인으로 일하게 됐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한 종합병원 간호사는 “환자 보호자가 알아서 간병인을 선택하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간병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일부 재중동포 간병인들 중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불리하면 야반도주를 해 환자는 물론 병원에서도 난감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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