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상 발열 90%ㆍ기침 34%
60%이상 고혈압ㆍ당뇨 등 지병
남 65%ㆍ여 34%… 사우디와 비슷
9일 현재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총 95명으로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 환자들에게서 관찰된 임상 증상은 중동의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치사율은 7.3%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망자는 모두 메르스 감염 전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다.
메르스에 가장 많이 걸린 연령대는 40~50대다. 감염학회가 확진자 중 58명의 연령대와 성별을 분석한 결과 40대와 50대가 각각 14명으로 24.1%씩을 차지했다. 70~80대가 10명(17.2%)으로 뒤를 이었고, 10대는 알려진 대로 응급실에서 감염된 고교생 1명(1.7%)이다. 확진자의 남녀 비율은 65% 대 34%로 최다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슷하다.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발열과 기침은 각각 확진자의 89.6%, 34.4%에서 나타났으며, 발열 환자의 절반 이상(54.0%)이 입원 후 7일째에 열이 내렸다. 가래와 근육통 증상은 각각 22.4%가 겪었고, 호흡곤란이 생긴 환자는 18.9%였다. 중환자실에 있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했던 환자는 16.6%였다. 특이하게도 확진 뒤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도 1명 있다. 이에 대해 김우주 감염학회 이사장은 “사우디에서도 초기에는 중증 환자가 다수였다가 환자가 늘면서 경증이나 무증상 사례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확진자 가운데 약 3분의 2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암, 폐?간?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다. 확진 후 사망한 환자 중 1명이 신장암으로 신장 한쪽을 떼낸 상태였던 걸 제외하면 신장질환과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은 점에 학계는 주목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사우디에서는 만성신부전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뒤 중증으로 악화한 경우가 적지 않아 메르스가 신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달리 국내에선 확진자 중에서도 신장 기능 이상이 아직 없다”며 “이 점에서 국내 메르스 치명률은 (사우디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확진자들(36.2%)은 기저질환 없는 건강한 상태에서 감염됐다.
확진 후 사망한 환자들은 모두 고령에 만성적인 병을 갖고 있었다. 사망자 7명 중 암을 앓았거나 앓고 있던 사람은 3명, 폐렴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을 가진 사람이 4명, 심장질환이 있던 사람은 2명이다. 9일 사망이 발표된 47번째 확진 환자는 68세 여성으로 심장(판막)질환을 앓다 호흡 곤란으로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14번 확진자와 접촉했고, 격리 치료 중 상태가 악화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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