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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탓에… 무색해진 '보훈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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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탓에… 무색해진 '보훈의 달'

입력
2015.06.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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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지자체들 추념식 축소·취소

전사자 유가족 초청 행사도 백지화

위로방문 대신에 격려금 계좌 이체

“그나마 불러주는 게 이맘때였지만 어쩌겠어…. 몹쓸 전염병이 문제지.”

광복회 경기지회 임남규(78) 수원지부장은 요즘 수원시보훈회관에서 신문을 보고 회원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무료하게 하루를 보낸다. 예년 같으면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기념행사와 모임에 참석하느라 바빴지만, 올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방문ㆍ초청 요청이 뚝 끊겼다.

1939년 동지 22명과‘창유계’를 조직해 경북 울진에서 독립 운동을 했던 고(故) 임시헌 선생의 아들인 그는 “메르스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마저 잊혀지게 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메르스가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공헌을 위로하는 손길마저 끊어놨다. 메르스 첫 진원지인 경기도의 자치단체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추념식을 축소 혹은 취소했고 보훈시설 위로방문도 자제하고 있다.

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현충일에 즈음해 남경필 지사와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ㆍ김희겸 행정2부지사가 수원보훈원ㆍ수원보훈요양원ㆍ남양주보훈요양원 등을 찾아 위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23일 예정된 한국전쟁 전사자 유가족 초청 잔치도 백지화했다. 호흡기 질환에 약한 어르신들의 메르스 감염 우려 때문이다.

경기도는 대신 한국전쟁 2인 이상 전사자 30여 가족, 제2연평해전 유가족 등에게 가족당 10만원의 특별위로금을, 수원보훈원 등 보훈시설 3곳에 100만원의 격려금을 각각 계좌로 보냈다.

메르스 확진자가 가장 많은 평택시는 시민과 학생 1,000여명이 참석하려던 현충일 추념식을 아예 취소했다. 시청 간부 공무원들과 보훈단체 임원 등 50여명은 평택호에 있는 현충탑만 참배했다. 시가 국가유공자를 초청해 전적지를 순례하는 행사도 올해는 없앴다.

수원시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의 현충원 단체참배를 지원하지 않았다. 시는 매년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을 오가는 국가유공자 등 600여 명을 위해 40인승 버스 15대, 점심 등을 제공해왔다.

화성시는 시청 로비에서 진행하던 한국전쟁 기록사진전을 지난 4일부터 중단했다. 사진전에는 화성시내 초ㆍ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했었다. 화성시는 11일 화성시 향남읍에서 열릴‘애국지사 김용창 추모제’도 유가족 단위 행사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용인시는 현충일 추념식 등 예정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를 취소하는 것에 대해 (보훈단체 등의) 서운함이 없지 않았다”며 “행사장에 손 소독기 등을 설치해 위생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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