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조선과 해양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발전시키면서 이와 연계된 신사업을 성장시켜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연료 효율성을 높인 ‘에코십(Eco-ship)’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동반성장을 이끌며 동시에 해양방위산업을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천연가스 추진선박은 에코십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다.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할 것을 예측한 대우조선해양은 독일 엔진제조사 만디젤과 함께 2008년부터 석유가 아닌 천연가스로 구동하는 선박을 연구한 끝에 2013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만디젤은 가스분사 방식의 엔진을, 대우조선해양은 천연가스를 연료화시키는 연료공급시스템을 각각 맡아 개발했다. 두 기술을 결합해 설치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은 전기추진 방식의 엔진이 사용되는 현재의 LNG 운반선보다 연료 효율이 20% 이상 향상됐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선 35척을 수주했다. 개별 업체가 한 해에 LNG선을 30척 넘게 수주한 건 업계 첫 기록이다. 금액으로 치면 149억 달러로 창사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주금액이다. 특히 경기침체와 유가하락에 따른 악조건에서도 달성한 성과라서 대우조선해양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올 들어 대우조선해양은 기술개발 과정에서 얻은 핵심 특허를 국내 조선소들에 이전하는 ‘파격 실험’까지 선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부산에서 조선업체들과의 협약을 통해 국내외 특허기술 130여건을 이전할 계획이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가 자사 기술을 동종업계에 이전하는 건 업계 최초의 일로,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대?중?소 기업 간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대우조선해양의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은 중국과 엔저 현상으로 경쟁력을 회복 중인 일본 사이에서 신규 수주 부진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천연가스 추진선박을 어엿한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조선해양이 자체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분야는 해양방위산업이다. 각국의 해양자원 개발 경쟁이 가속화함에 따라 해양방산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을 예상하고, 이 흐름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국내 업계 최초로 군함과 잠수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특수성능연구소’를 신설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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