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뜻의 ‘여왕벌 신드롬’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디언은 7일 미국 뉴욕 컬럼비아비즈니스스쿨의 연구를 소개하며 여성 리더가 조직에서 자신의 권력을 다른 여성과 나누기를 꺼리며, 이 때문에 여성 상사는 여성 부하를 더 비판적으로 대한다는 여왕벌 신드롬이 사실은 근거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여왕벌 신드롬은 1973년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이 회사 내 여성들을 주제로 한 논문에서 여왕벌이 벌집에서 유일한 권력자라는데 빗대 처음 쓴 용어다.
20년 넘게 1,500개 회사의 최고경영진을 조사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대표인 회사에서는 오히려 여성이 임원 등 고위직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여성이 대표가 아닌 고위직에 그치면 그 밑에 있는 여성 관리자의 비율이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팀은 “여성 임원들은 최고경영진이 여성 할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대개 그 자리가 단 한 자리뿐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고경영진 자리까지 오르는 여성 수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이 여성 리더가 여성을 견제해서가 아니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가 공고하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영국여자사립학교연합(GDST)의 대표이자 펭귄북스 전 상무이사인 헬렌 프레이저는 선데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여성들은 승진 등 회사 생활에서 다른 여성을 돕지 않는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며 “이번 연구로 여성 고위 관리자들이 ‘여왕벌’이라는 속설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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