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한 손 백핸드로 조코비치 꺾고 프랑스오픈 단식 우승
스탄 바브링카(30ㆍ스위스ㆍ4위)가 2015 프랑스오픈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28ㆍ세르비아ㆍ1위)의 커리어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석권)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자신의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높이 들어올렸다.
바브링카는 8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를 3-1(4-6 6-4 6-3 6-4)로 따돌렸다. 18세였던 2003년 대회 주니어 타이틀을 차지한 이후 12년 만에 롤랑가로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브링카는 대회 사상 주니어와 시니어 타이틀을 모두 차지한 6번째 선수가 됐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 최근 이혼 기사가 게재되는 등 논란도 있었지만 조코비치를 이긴 것으로 바브링카는 모든 것을 털어냈다.
바브링카는 특유의 한 손 백핸드로 조코비치를 무너뜨렸다. 프로선수들은 대부분 양손 백핸드를 사용하지만 바브링카는 한 손으로 공을 강하게 회전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역 선수 중 한 손 백핸드의 각도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비치가 4-6으로 첫 세트를 따내면서 경기가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 했지만 바브링카는 3세트를 내리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코트 구석구석까지 예리하게 꽂아 넣는 바브링카의 백핸드는 코트 커버력이 뛰어난 조코비치까지 놀라게 만들 정도였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바브링카는 프로테니스에서 최고의 한 손 백핸드를 가졌다. 의심의 여지 없이 내가 본 선수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한 손 백핸드의 명맥을 근근이 잇고 있는 바브링카 역시 “두 손 백핸드로 리턴을 더 잘할 수 있고 강하게 칠 수 있다. 공도 더 잘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한 손으로 백핸드를 치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번 대회에서 커리어그랜드슬램 달성을 눈 앞에 뒀던 조코비치는 라파엘 나달(29ㆍ스페인ㆍ10위)과 앤디 머레이(28ㆍ영국ㆍ3위)등 ‘빅4’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지만 바브링카에게 일격을 당했다. 특히 상대전적 17승 3패로 압도적 우위에 있었지만 최근 두 차례 메이저대회(2014 호주오픈, 2015 프랑스오픈)에서는 바브링카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조코비치의 28연승도 제동이 걸렸다. 조코비치로선 프랑스오픈과 ‘악연’이 깊다. 2012년부터 준우승만 세 번째다.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결승 전날까지 머레이와 5세트 경기를 치른 조코비치가 하루 더 휴식을 취한 바브링카보다 체력적으로 불리하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평소 큰 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부담감이 문제가 됐던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오늘 경기에서 내가 우승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고 코트에 나왔지만 네트 반대편에 역시 우승을 원하는 선수가 한 명 더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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