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A 경기를 시청하는 필리핀 시민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요즘 필리핀에서도 NBA(미국프로농구) 파이널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방팔방 TV가 있는 곳이라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눈을 떼지 못한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를 지경인데 NBA 선수들의 플레이에만 집중할 뿐이다.
일반 팬들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파이널 1차전이 열린 지난 5일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났다. 6시부터 개인 슈팅 훈련을 하고 7시에 시작된 팀 훈련에 합류해 9시까지 소화했다. 새벽부터 운동을 하느라 기절할 뻔했다.(ㅠㅠ) 다행히 연습 체육관은 냉방이 잘 되지만 진짜 매일매일 땀으로 샤워를 한다.
운동을 평소보다 일찍 시작한 이유는 NBA 경기를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훈련 뒤 각자 숙소 방으로 가서 중계를 보든지, 같이 볼 사람은 한 방에서 보든지 했다. TV 채널도 NBA만 나오는 채널이 따로 있을 정도다.
나는 개인적으로 골든스테이트를 응원한다. 특히 스테판 커리를 좋아한다. NBA에 오자마자 바로 뜬 게 아니라 본인이 노력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와 더 좋고, 워낙 뛰어난 개인기와 드리블 스킬, 폭발적인 슈팅 능력에 반했다.
▲ 2만5,000석을 가득 메운 농구 팬들
다시 우리 팀 얘기로 돌아오면 7일 필리핀에 오고 나서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우리 팀(히네브라)과 스타 핫샷과의 경기였다. 양 팀간의 라이벌전이라 경기 전부터 히네브라 팬들에게 일요일 경기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계속 들었다. 이겨야 되고 잘해야 하는 부담감이 약간 있었지만 그래도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
아침 식사를 하고 호텔에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장에 가서 한 시간 가량 스트레칭 등으로 간단히 몸을 풀었다. 점심 식사 후 오후 2시 반에 경기장으로 출발. 주말 경기인데다 라이벌전이다 보니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 가득 찼다. 또 한 번 필리핀 농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필리핀은 한 체육관에서 하루에 두 경기씩을 해 두 번째 경기하는 팀들은 워밍업을 라커룸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과 많이 달랐다. 1쿼터 중반 교체돼 경기 투입. 얼마 되지 않아 상대 선수 무릎에 허벅지 타박상을 입었다.
하필 중요한 경기 때 이런 일이.(ㅠㅠ) 최대한 신경 안 쓰고 경기에 집중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턴오버도 나오고 수비에서도 놓치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경기는 82-89 패배.(김지완은 28분33초를 뛰며 8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히네브라 팀에 보탬이 됐어야 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거 같다. 분발하자, 지완아! 무릎아, 제발 괜찮아라. 하느님 기도 드립니다.
/필리핀에서 김지완(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선수)
정리=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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