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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막연한 공포, 눈높이 맞춰 설명하고 보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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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막연한 공포, 눈높이 맞춰 설명하고 보살펴야

입력
2015.06.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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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해 막연한 공포를 일으키는 말과 행동을 삼가고, 현재 상황을 아이들 수준에 맞게 설명해주는 것이 자녀의 정신건강에 바람직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7일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최근 ‘감염병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건강지침’을 제시하고 메르스 사태에 따른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관리를 당부했다. 위원회는 지침을 통해 소아청소년들은 감염병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한선(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위원은 “인터넷 정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과도한 불안, 두려움은 물론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면서 “부모가 아이들 수준에 맞춰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녀가 품고 있는 공포나 걱정, 잘못된 정보를 파악해 아이가 겁먹지 않고 안심할 수 있도록 질문에 답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을 모른다고 얼버무리거나 대답을 회피하지 말고 믿을만한 정보의 출처를 알려주고, 함께 정보를 검색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유치원?학교에 가지 않고 가정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의 심리상태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위원회는 “처음에는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에 좋아할지 몰라도 휴업기간이 길어지면 막연한 공포감이 들 수 있다”며 “휴업이 종료돼도 등교를 거부하거나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학업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 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 공격성, 부모에게 매달리기, 짜증, 감염병에 대한 반복적인 이야기나 놀이, 먹고 자는 습관변화,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 등을 호소할 수 있어 부모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위원회는 “학교에 가지 않고 오랜 시간 가정에 머물면 방학처럼 생활리듬이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일정한 식사, 충분한 수면, 운동 등을 통해 가정에서 생활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아이들 정신ㆍ신체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메르스 감염이 의심돼 자가격리 중인 아이에 대한 보살핌도 강조됐다. 정찬승(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위원은 “아동이 자가격리 될 경우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격리가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격리조치가 이뤄진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말해주고 고립감을 느끼지 않게 전화 등을 통해 선생님이나 친구와 접촉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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