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기간 술 마시고 택시기사와 시비, 감봉 적법

세월호 애도기간 술 마시고 택시기사와 시비, 감봉 적법

세월호 애도기간에 술을 마시고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은 경찰관에 대한 감봉 1월의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조한창)는 경찰관 박모씨가 소속 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박씨는 세월호 참사 발생 약 한 달 후인 지난 해 5월 15일 학교 선배 A씨와 만나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함께 택시를 탔다. 달리는 택시 안에서 A씨가 술을 못 이기고 앉아있던 뒷좌석에 구토를 했고, 택시기사가 목적지 도착 후 박씨에게 세차비 3만원을 요구하면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에 택시기사가 세차비 지불을 거부하는 A씨를 112에 신고, 현장에 관할 지구대 경찰관이 출동했다. 경찰관은 박씨가 경찰인 것을 확인하고 “세월호 사고 관련 음주금지 기간인데 택시기사와 시비까지 된 상황이니 세차비를 얼른 주라”고 수 차례 설득했지만, 술에 취한 박씨는 거절했다. 경찰청과 박씨의 소속 경찰서는 2014년 4월 18일부터 5월 7일까지 4회에 걸쳐 “국가재난 상황에서 공직자 품위손상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는 행위를 금지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린바 있다. 박씨는 결국 지난해 7월 지시명령 위반으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재판부는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서 박씨의 행위로 경찰 전체가 비난 받을 수 있었다”며 “국가재난 상황에서 공직자 품위손상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는 행위의 금지를 지시 받았는데도 이를 어기고 술에 취해 물의를 일으킨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