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의 작은 도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7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다. 거리에는 다국적 시위대 약 8,0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정상회의 중심 의제는 기후변화와 기아 퇴치. 하지만 그들이 날씨와 빈곤 얘기나 해보자고 48시간 공식 일정과 그 앞뒤의 시간을 들였으리라 생각하는 이는 없다. 자국 이익과 직결된 더 중요한, 하지만 결의문에는 담기지 않을 현안들을 두고 치열한 협상이 벌어질 것이다.
시위의 주제와 형식은 그 이면을 폭로하는 거울이다. 현지 민속의상 차림의 G7 정상 마스크맨들이 등장했고, 광대들의 무언극도 연출됐다. 악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의미의 ‘현명한 세 원숭이’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빈곤과 환경뿐 아니라 반전 평화와 인권, 자본 세계화의 다양한 폐해들을 고발한다. G7정상회의는 그들에게 글로벌 이슈의 박람회 겸 시위의 미학적 경연 무대가 된다.
시위대 대변인 시몬 언스트는 “정상들을 은행가와 기업의 헨치맨(심복, 졸개)이라 부르며 분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고, 독일 경찰 당국은 2만2,000여 명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광대 분장의 저 시위대는 진압 경찰의 구두에 앉은 먼지를 털어주고 있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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