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오는 10일 중국을 방문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는 5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아웅 산 수 치 주석이 이끄는 미얀마 민족민주동맹(NLD) 대표단이 10~14일 방중한다고 밝혔다. NLD 대변인도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방중 기간 중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그 동안 미얀마의 군사 정권을 지원해 왔다. 아웅 산 수 치 여사는 군사 정권에 반대, 1988년부터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그는 1990~2010년 가택 연금도 당했다.
중국이 그 동안 외면해온 민주화 인사인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초청한 것은 그가 이끄는 NLD가 오는 11월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중국으로서는 미얀마에 대한 미국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 없는 처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012년 미국 정상으론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 데 이어 2014년에도 이곳을 찾았다. 중국은 이를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에 따른 중국 봉쇄책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더군다나 1962년 군사 쿠데타 이후 49년 동안 군사독재 정권이 이어졌던 미얀마는 2011년 민선인 테인 세인 대통령이 집권한 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한편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시 주석을 만났을 때 중국의 민주화나 인권에 대해 언급할 지도 관심사다.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는 현재 5년 반 이상 수감중인 상황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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