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앤드 존슨(Johnson & Johnson)’이란 기업은 핸드 로션을 만드는 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통약 ‘타이레놀’도 알고 보면 이 회사 제품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회사는 생활용품이나 두통약을 만드는 수준의 간단한 기업이 아니다.
존슨 앤드 존슨의 진짜 정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다변화된 영업구조를 가진 헬스케어(건강관리)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사업부는 제약, 의료장비, 그리고 소비재 등 세 가지로, 제약 및 의료장비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0% 수준에 이른다. 놀라운 것은 핸드 로션 등 소비재 사업의 매출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존슨 앤드 존슨의 제약 부분은 강력한 특허권 및 신약개발 능력을 보유한 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수익기반이다. 특히 면역 관련 약품인 레미케이드(Remicade)와 건선 관절염 치료제인 스텔라라(Stelara)는 이 회사의 대표적인 약품이다. 그러나 이들 약품의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제공했던 특허권이 만료되면 제약사업의 매출 비중은 지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의료기기사업은 이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형외과 및 수술용기기 시장에서 이 회사는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2년엔 또 다른 의료기기업체인 신서스를 인수해 성장세가 큰 트라우마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지위마저 확보했다.
존슨 앤드 존슨은 제약 및 의료기기 사업에서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구ㆍ개발(R&D)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도 매년 시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2.5~3% 수준에 달한다. 엄청난 R&D 투자와 기업 인수 합병(M&A) 활동을 하면서도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이유는 그만큼 현금흐름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창출하는 현금흐름의 규모는 매출액의 20% 수준으로, 지난 50년간 지속해서 배당을 늘려 오고 있다.
존슨 앤드 존슨은 핵심사업의 뛰어난 경쟁력과 다변화된 사업구조로 안정적이고 뛰어난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14년 기준 매출은 740억달러로, 영업이익은 무려 210억달러(영업이익률 28%)에 달한다. 그러나 이 회사도 최근 성장성 정체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제약사업은 안정적이지만 더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의료장비만으로 성장을 담보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소비재 부분은 사실상 큰 기여를 못 하고 있다.‘지속 성장’이란 문제를 이 회사가 향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