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비아그라’ ‘핑크 비아그라’로 불리는 여성용 성기능 촉진제 플리반세린(flibanserin)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단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FDA는 자문위원단이 찬성 18, 반대 6으로 플리반세린에 대한 승인을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아직 FDA 최종승인이 남았지만 ‘여성용 비아그라’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플리반세린은 2010년 이후 두 번이나 승인 신청을 냈지만, FDA는 졸음,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 부작용을 들어 승인을 거부했다.
남성용 비아그라가 혈관확장을 통한 발기 지속성을 높여주는데 반해 플리반세린은 충동 자극 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뇌 호르몬에 영향을 주다 보니 부작용 가능성도 높다. 제조사인 스프라우트 제약 관계자는 “일부 부작용이 있지만 안정성에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제약사에 따르면 플리반세린을 시험 복용한 여성들은 한 달에 1차례 정도 더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했다고 응답했다.
비아그라가 당초 심혈관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됐다가 발기 지속이라는 부작용을 발견한 것처럼 플리반세린도 처음엔 항 우울제로 개발됐다. 연구과정에서 여성의 성욕증진 효과가 발견됐고 이를 성욕감퇴장애 치료제로 발전시켰다.
여성용 비아그라가 주목 받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비아그라가 판매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성기능 촉진제 시장은 점점 증가해 연간 1조6,000억원 규모가 됐다. 여성 중 40%가량이 성생활에 불만이라는 연구조사 등을 고려하면 남성용 비아그라 시장 못지 않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여성의 경우 남성과 달리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소가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라며 효과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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