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kt 새 외국인 타자 댄 블랙(28)은 한눈에 봐도 체구가 엄청 컸다. 공식 프로필은 키 193㎝, 116㎏. 블랙을 4일 수원 SK전에 앞서 처음 본 조범현 kt 감독은 "앤디 마르테(185㎝, 93㎏)가 날씬해 보이네"라며 "영상으로 봤을 때하고 키부터 다르다"고 놀라워했다.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의 대체 선수로 3일 오후 5시50분에 한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이튿날 경기 전 타격 훈련에서 좌우 타석을 번갈아 가며 큼지막한 타구를 펑펑 쳤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 시카고 화이트삭스 지명을 받은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7시즌 640경기를 뛰며 타율 0.283 76홈런 387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샬롯 나이츠에서 타율 0.324 6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한국에 도착한지 24시간 만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블랙은 "아직 정신이 없는데 환상적이고 좋다"며 수원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법사 군단에 어떤 마법을 부리고 싶은지에 대해 "나는 정말 빠르다. 도루도 잘 하고 번트도 많이 댄다. 점수를 내는 마법을 쓸 수 있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덩치 큰 선수하고 어울리지 않은 발언이었지만 이는 허언이 아니었다. 블랙은 1회 1사 2루 첫 타석부터 SK 선발 메릴 켈리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쳤다. 이후 5번 김상현의 좌중간 안타 때는 짧은 타구였지만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으로 1루에서 3루까지 내달렸다.
좌익수 이명기가 3루로 송구하는 사이 타자 주자 김상현은 2루에 안착했다. 이어진 2사 2ㆍ3루에서는 6번 장성우의 2타점 적시타로 블랙은 데뷔 첫 득점을 올렸다. 4-2로 팀이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또 한번 좌전 안타로 첫 경기부터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왼쪽에 섰던 앞선 세 타석과 달리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왼손 고효준이 올라오자 오른쪽에서 볼넷을 골라냈다.
국내 데뷔전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마법을 부린 블랙에 힘입어 kt는 SK를 7-3으로 꺾고 연승을 달렸다. 조 감독은 경기 후 "1경기만 가지고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나쁜 볼을 참는 모습은 좋아 보였다. 공격의 연결도 잘 시켜줬다"고 칭찬했다. 블랙은 "기분이 좋았다"면서 "참을성을 갖고 투수들의 스타일을 보려고 노력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