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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이승엽에게 지목 당한 박병호의 속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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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이승엽에게 지목 당한 박병호의 속마음은

입력
2015.06.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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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마음 속 '우상'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넥센 박병호(29)는 그저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쑥스러운 듯 웃음지었다.

삼성 이승엽(39)은 지난 3일 포항 롯데전에서 구승민을 상대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400홈런을 때려냈다. 시선은 '포스트 이승엽'으로 향한다. 이승엽은 자신의 뒤를 이어 400홈런을 달성할 타자로 망설임 없이 '홈런왕 박병호'를 찍었다.

이를 전해들은 박병호는 그저 민망할 뿐이다. 그는 "(나는) 당연히 안 된다. 10년 동안 야구를 해왔는데도 지금 이 정도다. (400홈런이) 쉬운 기록이 아니다"며 "승엽 선배는 어린 나이부터 잘하시지 않았나. 나는 아니다. 선배와 관련된 타이틀 좀 빼줬으면 좋겠다. 선배께 실례다"며 손사래를 쳤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박병호는 데뷔 후 7년간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한 채 37홈런을 때려내는데 그쳤다. 하지만 2012년부터 마침내 유망주 껍질을 깨고 나와 3년 연속 홈런왕을 달성하는 등 현재까지 개인 통산 17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여전히 자신을 향한 시선에 몸을 낮출 뿐이다. 박병호는 "나도 내 통산 홈런 기록을 몰랐는데 이번에 기사가 나오면서 알게 됐다. (400개까지 남은 홈런을) 계산해봤는데 언제 하나. 쉽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이승엽 선배님은 일본에서 기록한 홈런(159개)를 제외하고도 달성하신 게 아닌가. 괜히 국민타자가 아니시다. 대단하시다"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에서 뛴 이승엽은 8시즌 동안 15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의 한일 통산 홈런은 559개다.

박병호에게 이승엽은 '영원한 우상'이다. 박병호는 "처음 대화를 하게 됐을 때도 굉장히 신기했다"며 웃었다. 이승엽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지목 받는 지금도 그렇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선배님을 존경한다. 지금 같은 선수로 뛰고는 있지만 선수 대 선수로 만나더라도 여전히 팬 같은 마음이 들더라.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 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도 싶은데 막상 만나면 아무 말도 못하겠다"며 "아직도 나에겐 선배님이 우상이다. 그래서 이름이 함께 나오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결 같은 건 또 있다. '기록'을 쫓지 않는 마음이다. 박병호는 "내 목표는 똑같다. 홈런왕을 목표로 뛰는 게 아니다. 팀 승리를 위해서 뛴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박병호가 보는 두 번째 400홈런 달성자는 누구일까. 그는 "지금 현역 선수들은 쉽지 않을 것 같다. 25~30개를 10년 정도 쳐야 이승엽 선배의 기록에 비슷해지는 게 아닌가. 그만큼 이승엽 선배가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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