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원사 양성 불구 통계에 빠져
확진자 수 축소 의도 의구심까지
의심환자 분류 70대 사망했지만
"메르스 증상 아냐" 검사조차 안해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소식이 해당 병원과 군 부대를 통해서 알려지고 있지만 정작 환자 현황을 집계하는 보건당국은 이를 즉시 반영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4일 복지부는 이날까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총 36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5번(38ㆍ남) 환자는 이미 2일부터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3일 국방부는 오산공군기지 소속 간부 1명이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보건복지부가 4일 발표한 확진자 명단에는 해당 공군 간부가 빠져 있다.
환자 발생 지역과 병원은 물론이고, 확진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통계조차 정부 기관끼리 혼선을 빚고 있어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일선 기관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도 질병관리본부에서 다시 검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검체 이상(유전자 양 부족 등) 가능성과 해석상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5번 환자의 확진 발표가 늦는 것 역시 “양성이 나와도 재검이나 반복검사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사에 필요한 시간은 4~6시간 정도인데, 2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재검을 실시한다고 해도 4일 새벽까지 발표가 늦춰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신속하게 판단해서 알리고 있다”는 권준욱 기획총괄반장의 말과 달리 확진 환자 집계 발표는 매뉴얼도 없이 복지부 마음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보건의료 관계자는 “35번 환자는 대형 종합병원 의사로, 소문이 나면 병원 이미지에 굉장한 타격이 생길 거라는 우려 때문에 내부에서도 쉬쉬하는 상황이었다”며 “교차 검증을 이유로 들었지만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 A씨와 같은 병동에 머물렀지만 격리 등 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던 의심 환자들 중에서 사망자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70대 남성이 1일 사망했다는 보도(본보 3일자 1면)와 관련해 해당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됐는 지 여부를 가리는 검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권준욱 기획총괄반장은 “환자가 흡인성 폐렴 증상을 보이는 등 메르스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참여연대는 “지금이라도 병원 및 감염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메르스 대책 결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불편이나 애로사항 발생을 우려해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며 공개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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