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에밀리 김 사연 보도
에밀리 김(58세, 한국명 김광숙)은 ‘망치’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전세계 약 62만의 구독자를 모은 스타 요리사이다. 김씨는 2007년부터 한국 음식 조리법이 미국에서 현지화해 변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확한 한국음식 요리법을 보여주는 강의 동영상을 제작, 유튜브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3일 ‘망치’ 에밀리 김의 사연을 보도했다. 김씨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현재 살림의 여왕이라 불리는 마사 스튜어트와 미국 유명 요리사 올턴 브라운, 리 드러먼드, 아이나 가르텐의 구독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지난달 19일에는 ‘망치의 진짜 한국요리’라는 제목의 요리책도 출간했다.
김씨가 요리영상 제작을 시작한 계기는 자녀들의 권유였다. 그는 가족과 함께 1992년 미주리주 컬럼비아로 이주했는데, 2003년 이혼하고, 자식들마저 독립시킨 뒤 온라인 게임에 빠져 몇 년을 보냈다. 그러던 중 2007년 자녀들이 그에게 인터넷을 좀 더 유익하게 사용하라고 설득하며 제안한 것이 요리영상 제작이었다. 김씨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영어로 된 한국음식 조리법들이 모두 엉망이었고, 제대로 된 조리법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요리 철학은 무엇이든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본 한국 사람들에게 지적을 듣는다”고 말한다. 김씨는 미국의 한국 식당들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미국인과 한국 교포 자녀들의 입맛에 맞추어야만 했기 때문에 “더 달고 짠 반면, 한국음식 고유의 매운 맛과 생선 향이 제거됐다”며 그 때문에 감칠맛이 떨어져서 문제라고 말했다. 전남 여수 출신의 그는 “내 입맛은 한국에서 자라면서 생긴 그대로”라고 말했다. 김씨는 할머니와 어머니 등 집안 어른들에게 음식을 배웠다.
김씨의 요리책에는 120여 가지의 한국 음식 조리법이 305페이지에 걸쳐 깨알같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밥, 김치, 국수, 부침개 등의 반찬과 잔치음식뿐 아니라 미국인에게는 생소한 정어리젓갈, 막걸리, 멸칫국물 만드는 방법도 포함되어 있다. 책에는 또 된장, 간장, 고추장을 집에서 담그는 방법도 수록되어 있는데, 장의 발효를 위해 전기담요와 마른 볏짚, 항아리 등을 준비하라는 구체적 팁도 담겨 있다.
김씨는 2008년부터 망치닷컴(maangchi.com)이라는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에 음식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은 그에게 일상의 자연스런 연장이다. 김씨는 미국 이주 직후 다양한 국적의 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현지화한 한국음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미주 한인들을 상담해주고 직접 요리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에서 그는 음식 조리법뿐 아니라 뉴욕의 미국요리협회에 방문해 한국 음식을 평가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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