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인물사 1,2권' 낸 주희춘 씨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죠”
전남 강진군에서 발행되는 강진일보 주희춘(50ㆍ사진)국장이 광복 70년을 맞아 강진출신 근ㆍ현대 인물 12명을 조명하는 책자를 최근 냈다.
전국에 자신의 고향인 강진 알리기에 앞장서 온 주 국장은 한말부터 현대까지 큰 업적을남긴 지역 인사들의 삶을 기록했다.
‘강진인물사’ 1ㆍ2권에 대해 저자는“근ㆍ현대사는 광복을 전후해 큰 전환기를 맞았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 속에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 책은 인물사이면서 역사책”라고 말했다.
강진인물사에는 큰 발자취를 남긴 12명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양까지 자기 땅만 밟고 갔을 정도로 큰 부자였던 김충식 선생, 비운의 공산주의자였던 윤순달 선생, 유신독재에 항거했던 윤기석 목사, 가야금 명인 함동정월,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을 역임한 김재명 장군, 5ㆍ18 마지막 수배자이면서 평생 야인으로 살았던 윤한봉 선생, 국회의원 신분으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역도 금메달을 딴 황호동 전의원, 옹기 배를 타고 제주- 부산- 울산을 다녔던 김우식 선장, 국내 최초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아남산업 김향수 회장, 북한에서 인민군최고사령관과 외무상등을 지낸 남일 선생, 해방 후 한국불교 정화운동의 선구자 금오스님 등이다. 현재는 모두 고인이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우리나라 근ㆍ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이다.
저자는 “강진인물사는 개인에 대한 기록이지만 지역의 역사를 정리하는 일이기도 했다”며“지역 인물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다”고 고충을 털어났다. 그는 “한말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부독재시절 등을 겪어 오면서 좌익과 우익, 보수와 진보, 부자와 가난한 사람, 여당과 야당의 구조 등에서 비롯된 끝없는 갈등 때문에 그 아픔을 가지고 사는 후손들이 지금도 앙금이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며 “자신과 인터뷰 했던 어떤 이는 문중으로부터 앞으로 시제에 참석하지 말라는 질책까지 받은 경우도 있었고, 또 왜 잠잠해 진 것을 다시 들춰내느냐는 거센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책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일부 주민과 독자들은“우리 강진에 그런 인물도 있었느냐”, “그분이 그렇게 훌륭한 분 이였느냐”, “그냥 구전으로만 듣다가 글로 구체적으로 읽으니 정말 실감이 난다”, “강진사람으로서 자부심이 생긴다”는 등의 격려가 쏟아졌다.
2012년과 2014년에 ‘600년 병영상인 장사기술’과 ‘고대 뱃길 항로’등의 책을 낸 주 국장은 “지역 인물사 정리는 강진사람으로서 큰 책무라고 생각했다”며“인물과 역사 등 강진을 전국에 알리는데 밀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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