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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소'에 '계약 파기'까지…애플, '글로벌 동네북'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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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소'에 '계약 파기'까지…애플, '글로벌 동네북' 되나

입력
2015.06.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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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공룡 애플이 최근 이틀 새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 상표권 소송 패소부터 신제품 공개 지연까지 다양한 수난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 필리핀 IT기업에 상표권 소송 패소

애플의 글로벌 수난기는 소송 전부터 시작됐다.

3일(한국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필리핀 IT 기업 솔리드브로드밴드(솔리드)를 상대로 한 상표권 소송에서 패소했다.

▲ 필리핀 IT 기업 솔리드브로드밴드의 '마이폰(My Phone)' 홍보 사진. 솔리드그룹 홈페이지 캡쳐

소송 사유는 솔리드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인 '마이폰'이 자사의 '아이폰'과 발음이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애플 측은 "마이폰이 아이폰과 유사한 제품명을 쓰면서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필리핀 특허청은 "마이폰은 아이폰과 다른 차별화 된 상표권"이라며 "두 제품의 유사성으로 인한 혼란이 없는 것으로 본다"며 솔리드 측의 손을 들었다.

지난 2007년부터 마이폰을 판매해 온 솔리드 측은 이번 판결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아이폰을 모방하려는 의도도 없었고, 소비자들을 기만한 적도 없다는 것.

일각에서는 애플의 갑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작자의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비상식적인 소송이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반응이다.

애플은 필리핀 특허청 판결 후 30일 이내에 이의제기를 신청할 수 있다.

■ 자회사 스피커 리콜로 800억원 손해 위기

솔리드 소송전 패소 후 애플은 하루 만에 자회사 제품 결함에 의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해 인수한 '비츠 일렉트로닉스(비츠)'의 스피커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 애플의 자회사 '비츠 일렉트로니스'의 무선 스피커 '필 XL'. 애플 제공

4일(한국시간) 애플은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를 통해 자회사 비츠의 무선 스피커 '필 XL' 리콜 소식을 알렸다. 배터리가 과열돼 화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제품은 비츠가 애플에 인수되기 전인 2013년 11월 출시됐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해당 상품에 대한 8건의 사고 사례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그 중 필 XL의 열기로 인해 책상이 손상된 사례가 있었고, 심지어 한 소비자는 손가락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애플은 자발적 리콜을 결정하고 환불 조치를 약속했다. 해당 제품의 가격은 325달러(한국 판매가 35만원)로 애플은 미국에서만 7,215만 달러(한화 약 801억9,472만원)의 환불액을 감수할 처지에 놓였다.

환불 정보는 관련 사이트(http://www.apple.com/kr/support/beats-pillxl-recall/)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방송사와 갈등, 사업 차질 불렀다

애플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형 애플TV 공개가 미뤄지면서 스트리밍(Streaming, 온라인 실시간 재생기법)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당초 차세대 애플TV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9일(한국시간) 열릴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 '애플TV' 구동 화면. 애플 제공

하지만 온라인 TV 방송 콘텐츠 계약에 문제가 생겨 공개 시기를 미루게 됐다. 계약을 앞두고 있던 방송사들이 돌연 인기 프로그램의 실시간 방송을 중단키로 했기 때문.

콘텐츠 공급자들은 애플의 높은 가격 책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역방송과 광고에 대한 방송사 권한 축소도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결국 신형 애플TV는 가을쯤 열릴 아이폰 발표 행사에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지 업계의 관계자는 "스마트홈 사업으로 영역 확장을 노리던 애플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며 "올 가을부터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했던 애플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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