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A조 제1국
백 이세돌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8 이동훈이 1로 반상 최대의 곳을 차지했다. 언젠가 백이 좌변에서 패를 걸어올 때를 대비해 최대한 실리를 벌어 놓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세돌은 굳이 패를 서두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침착하게 2, 4로 중앙을 크게 키웠다. 그러자 이동훈이 5, 7에 이어 11까지 적진 깊숙이 쳐들어갔다. 원래는 참고1도 1로 연결하는 게 정수지만 그런 정도로는 어차피 바둑을 이길 수 없다고 보고 최대한 버틴 것이다. 일종의 승부수다.
하지만 좌변 패의 부담 때문에 흑이 무사히 수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이세돌이 12, 14로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이때 참고2도 1로 잇는 건 위험하다. 2로 차단당하면 자체로도 살기 어려운 형태인데다 좌변 패맛까지 있어서 거의 잡힌 모습이다.
15, 17이 좋은 수순이다. 결국 27까지 흑의 특공대가 백집을 최대한 유린하고 무사히 귀환했다. 그러자 이세돌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드디어 28로 좌변의 시한폭탄을 터뜨렸다. 이동훈이 일단 29로 따냈지만 30이 ‘준비된 패감’이다. 다음에 A로 끼워서 중앙 흑을 잡겠다는 뜻이다. 과연 흑이 이 패감을 받을 수 있을까.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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