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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김지완의 필리핀 다이어리(1)벌써 내 이름을? 현지 농구 인기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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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김지완의 필리핀 다이어리(1)벌써 내 이름을? 현지 농구 인기 대단해

입력
2015.06.0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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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취재진에 둘러 싸여 인터뷰 중인 김지완(왼쪽) 경기 후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안녕하세요. 인천 전자랜드 김지완입니다. 이렇게 글로써 팬들을 만날 수 있어 색다른 기분이 드네요. 필리핀 프로농구 '히네브라'라는 팀에 입단해 3일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팀은 연장 끝에 111-108로 이겼어요. 제 기록은 34분40초를 뛰며 11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아쉬운 점도 남았지만 팀이 이겨 다행이에요. 얼른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겠습니다. 앞으로 필리핀에서의 일상을 한국스포츠경제를 통해 꾸준히 전해드릴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 드려요(꾸벅)."

3일은 첫 경기가 있는 날. 오전 8시 반에 일어나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생각보다 괜찮아 다행이었다(ㅋㅋ). 식사 후 10시에 체육관으로 출발. 연습 체육관은 냉방 시설이 없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흘러내렸다. 10시 반부터 슈팅훈련을 했다. 1시간 가량 슈팅만 던졌는데 엄청 더워 기진맥진했다(ㅠㅠ).

필리핀은 경기 날 단체 운동을 안 하고 바로 각자 경기장으로 오는 시스템이라 신기했다. 슈팅 훈련을 하고 호텔 앞 쇼핑몰에서 점심을 먹으로 갔는데 한국 음식을 파는 데가 많아서 또 신기했다. 그리고 식사 후 바로 필리핀농구협회(PBA)로 가 신장 체크하고 병원으로 가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오후 7시 경기라 5시까지 모이라고 했는데 검사를 받느라 5시에 병원에서 출발했다. 필리핀은 차가 많아 가까운 거리도 길이 막혔다. 1시간 걸려 힘겹게 경기장에 도착. 부랴부랴 테이핑을 받고 유니폼을 입고 팀 미팅 후 워밍업을 했다.

솔직히 쉬지도 못하고 피곤하긴 했다. 하지만 현재 2승4패를 기록 중인 우리 팀에 오늘 승리가 절실했다. 경기 시작 후 1쿼터 교체로 투입. 들었던 대로 굉장히 몸싸움이 거칠고 경기 진행이 빨랐다. 이게 필리핀 농구의 매력인 것 같았다.

팀에서 나에게 원하는 건 들어가든지, 안 들어가든지 찬스에서 슛을 과감히 던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찬스 때마다 슛을 던졌는데 조금 급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슛 밸러스도 좋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슛 성공률이 좋지 못해 아쉬웠다. 다행히 연장 접전 끝에 팀이 승리해 또 내가 뛴 첫 경기에 승리해 기뻤고 팀원들도 좋아했다.

경기 종료 후 차로 가는데 경기장 앞에 많은 히네브라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내 이름을 알고 많은 사람들이 환호해줘 신기하고 필리핀 현지의 농구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다음 경기에 좀 더 좋은 모습으로 히네브라 팀이나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워밍업 중인 김지완(왼쪽) 슬리퍼 신고 나왔다가 경고 받고 농구화로 갈아신고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이곳에서 깨달은 것은 경기장 이동 시 절대 슬리퍼를 신으면 안 된다는 히네브라 팀 규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슬리퍼를 신고 나가다 경고를 받았다(ㅠㅠ). 그래서 경기 후에 나올 때는 농구화를 신고 이동했다. 팬들 앞에서 예의를 지키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참. 전날에는 내 생일이었다. 첫 날 훈련이라 선수들 및 스태프들과 인사하고 패턴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훈련 끝나고 감독님이 갑자기 케이크를 들고 나타나 놀랐다. 팀원 모두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데 깜짝 놀랐다. 날 본지 3시간 만에 그렇게 준비해서 다같이 축하한다고 노래를 불러주니 무척 감동했다. 공교롭게도 감독님 아들의 나이와 생일이 나랑 똑같았다. 이건 무슨 운명이지. 감독님이 저녁에 집으로 초대 하고 싶다고 그래서 저녁에 감독님 집에 갔다. 가족들과 인사하고 같이 지인들과 바베큐 파티도 하고 잊지 못할 하루였다.

정리=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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