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도 아반떼도 '아 옛날이여'
현대차, 美 5월 매출 1년새 10%↓, 기아 모닝도 지난달 7000대 못 미쳐
신형 아반떼·K5 하반기 출시 예정, 수입차 강세에 월 1만대 쉽잖을 듯
국산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예전에 미치지 못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완성차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의 부진은 국내 증시를 뒤흔들 정도로 여파가 크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한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국내에서 8.2%, 해외에서 6.1% 각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위기를 ‘킬러 차’의 부재에서 찾고 있다. 과거 월 1만대 판매를 우습게 돌파했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아반떼처럼 놀라운 판매량으로 전체 실적을 이끄는 모델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엎친데 덥친격으로 엔저 등 환율요인까지 겹쳐 현대ㆍ기아차의 시름이 깊다. 하반기에 신차들이 출격 준비 중이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속단하기 이른 상황이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LF쏘나타는 지난달 9,495대가 팔리며 현대차 에이스의 기준으로 통하는 월 1만대 문턱을 넘지 못했다. LF쏘타나는 출시 직후인 지난해 4월 1만1,904대가 팔린 것을 시작으로 4개월 연속 1만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연말 물량 밀어내기를 한 지난해 12월이후 월 판매량 1만대 벽을 깨지 못했다. 전 모델인 YF쏘나타는 2010년 3월 1만4,566대가 팔리는 등 월 1만대를 거뜬히 넘었다.
아반떼MD도 지난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줄어든 6,620대에 그쳤다. 아반떼MD는 전성기 시절 한 달에 1만8,863대가 나갔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의 경우 주력 해외시장인 미국에서도 지난달 판매량이 6만3,610대로, 지난해 5월보다 10.3% 급감했다. 에이스로 활약했던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등 기존 모델들이 노후화 됐고 일본과 유럽업체들이 엔저와 유로화 약세를 발판으로 거센 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현대차 내부에서도 “자동차 업계가 모두 힘들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강하다.
기아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1만대 이상을 기록했던 모닝은 지난달 6,868대 판매에 머물렀고, 2011년 월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던 최대 히트작 K5는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3,007대란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3~5위 업체들의 대표 차종도 지난달 5,000대 이상 팔린 차를 찾기 힘들다. 한국지엠(GM)의 스파크는 지난해 동월보다 22% 감소한 3,984대, 르노삼성자동차의 대표선수 QM3는 2,198대 판매됐다. 쌍용자동차에서는 올해 초 출시된 티볼리가 4월 3,420대에 이어 지난달 3,437대 판매되며 ‘나 홀로 선전’ 중이지만 렉스턴의 전성기 시절 월 최다 판매량인 4,675대를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다. 현대ㆍ기아차의 구원투수로 꼽히는 모델은 하반기 출격을 목표로 마지막 점검 중인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와 기아차가 7월 출시 예정인 신형 K5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가 워낙 강세이고, 소비자가 선택하는 차종이 다양화해 월 1만대 돌파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3월 출시된 현대차 투싼도 동급 최강의 품질과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월 1만대 벽을 넘지 못했다”며 “하반기 신차들도 월 1만대 판매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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