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난상토론서 과제들 제시
내분 수습 기대 속 앙금도 여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오랜만에 한 목소리로 통합과 혁신을 외쳤다. 3일 경기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열린 1박2일 의원 워크숍 마지막 행사에서다. 하지만 혁신안을 둘러싸고는 적잖은 이견이 노출돼 앙금을 말끔히 씻어내지는 못했다. 내년 총선에서 호남 신당의 위협과 인구 구성비의 변화, 유권자들의 진보이념성 약화라는 3각 파도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론도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마지막 일정인 ‘원탁토론’에서 위기에 빠진 당의 문제점을 따져 보고 총선 승리를 위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특히 의원들은 당의 정체성과 혁신의 개념과 방향 설정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일부 의원들은 “지금보다 더 진보적 아젠다를 제시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그런 다음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의원들은 “(진보 성향의) 선명성 강화는 외연 확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그 보다는 정부, 여당의 정책 실패를 채울 수 있는 대안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언주 원내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은 이날 총선전략지도 구축방안 발표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맞게 될 3각파도 문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민 원장은 먼저 “20~40대가 다 투표장에 나와도 50~60대가 나오면 이기기 힘든 구조가 됐다”며 “총선은 세대전쟁으로 치르면 안된다”고 인구 구성비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20~40대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내는 ‘최대화 전략’, 50~60대에는 새정치연합의 호감도를 높이는 ‘우호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 원장은 이어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당선 사례를 거론하며 호남민심의 이탈을 주요 위협요소로 꼽았다. 연구원이 광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호남에서 신당이 출연한 경우 지지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49.1%가 ‘있다’고 답했다. 민 원장은 이어 “무당파와 중도층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반면 보수층은 박근혜 정권 레임덕 속에서도 충성도가 강하다”며 이념적으로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이 줄어드는 것도 주요 극복 과제로 제시했다.
지도부는 워크숍을 계기로 내분을 진화하고 분위기 반전을 이루겠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소속 의원들도 계파 문제에 대해 서로간의 신뢰가 가장 큰 문제라며 당 운영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하지만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쇄신안 등을 두고는 여전히 반발이 이어졌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김상곤 혁신안이 금과옥조와 같아도 9월에 확정된 후 바뀌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문희상 비대위원장 때 제정된 혁신안도 현지도부에서 많이 바뀌었다”고 문 대표 지도부에 견제구를 날렸다.
양평=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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