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서 3척 빌려 공원 조성
안보·평화 등 체험공간 활용
30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퇴역한 군함 3척이 안보전시관으로 탈바꿈해 한강에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서울시는 해군본부로부터 퇴역함정 3척을 무상으로 대여해 내년 하반기부터 수상전시관으로 전시하고 함정주변에는 함상공원을 조성해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한강으로 마지막 출격하게 되는 퇴역함정은 1,900톤급 호위함인 ‘서울함’ 1척과 150톤급 ‘고속정’ 2척 등 모두 3척이다.
서울함은 길이 102m, 폭 11.5m, 높이 23.4m 규모로 1985년 건조돼 해군의 주력함으로 활약하다 올 12월 퇴역을 앞두고 있다. 함께 대여되는 고속정 2척은 길이 37m, 폭 6.63m, 높이 13.5m 규모로 1984년 건조돼 지난해 12월 이미 퇴역했다.
서울시는 최근 해군본부와 퇴역함정 무상대여에 관한 협의를 완료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해군본부에 무상대여를 신청, 공식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어 리모델링을 거쳐 하반기에 전시관으로 개장하기로 했다.
함정외관과 함교실, 통신실, 무기체계, 엔진룸 등은 그대로 실물 보존해 안보ㆍ평화ㆍ역사ㆍ홍보를 위한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침실과 식당, 화장실, 회의실 등은 개조해 관람객 체험 공간으로 사용하고 함미 외부에 함상카페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퇴역함정을 활용해 전시관을 조성하는 아이디어를 처음 냈던 박원순 시장은 여의도, 난지 양화, 이촌, 반포 한강공원 중 한 곳에 아예 ‘함상공원’을 조성하고 리모델링한 퇴역함정들을 한 곳에 모아 전시하도록 해당 부서에 추가 지시했다. 안보와 평화 등을 콘셉트로 확정한 함상공원에는 병역생활 체험과 극기 훈련 체험 등 체험형 전시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한강의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내 관광 자원화한다. 한국전쟁과 해군 이야기, 아차산에 얽힌 삼국시대 한강 쟁탈전, 한강철교, 한강도하작전 같은 소재를 스토리텔링에 이용할 계획이다. 시는 스웨덴 스톡홀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사례를 참조해 퇴역함정을 한강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 방침이다.
인수되는 함정은 마스트(선체의 중심선상의 갑판에 수직으로 세운 기둥)를 제거한 채 인천항에서 바지선으로 예인돼 한강을 거슬러오게 된다. 시는 예인비와 분해ㆍ조립, 리모델링 등에 50~6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국 서울시 한강사업총무부장은 “퇴역함정을 재활용한 전시관 조성으로 시민들에게 ‘평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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