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피할 곳이 없다. 하위 타선이라고 해서 '쉬어 간다'는 생각은 삼성에는 통하지 않는다.
삼성은 높은 마운드 못지 않게 타선이 단단한 팀이다. 1번 타자 나바로와 4번 타자 최형우가 나란히 17개의 홈런을 때려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을 만큼 힘이 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중심 타선보다 더 뜨거운 하위 타선이 버티고 있다. 상대 투수로선 그야말로 '숨막히는' 완전체 타선이다.
하위타선이 '아래' 타선이 아니다. 올 시즌 52경기를 치르는 동안 삼성의 중심타선은 타율 0.292로 10개 구단 중 4위에 올랐다. 더 놀라운 건 하위 타선의 기록이다. 6번부터 9번까지의 삼성 하위 타선은 타율 0.296을 기록했다. 중심타선보다 높은 기록이자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최근에는 더 뜨겁다. 시즌을 치를수록 더 달아오른다. 삼성의 하위 타선은 5월부터 타율 0.307로 더 높아졌다. 역시나 삼성보다 하위타선이 더 잘 치는 팀은 없다.
6번 타자 이승엽의 무게감이 하위타선에 힘을 더하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평소 6번 타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을 연결해주는 6번 타자의 역할에 따라 타선의 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4번 타자 못지 않은 6번 타자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그는 올 시즌 6번 타순에서 타율 0.306(134타수 41안타) 8홈런 29타점을 때려냈다. 묵직한 그의 존재감에 하위 타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사실상 상대팀 투수로서는 '4번 타자'를 한 번 더 상대하는 듯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승엽이 치면 이긴다"는 류 감독의 믿음에도 부응하고 있다.
시즌 초반 고전을 딛고 살아난 박해민과 이지영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7번으로 나서는 박해민은 4월까지 타율 0.277(94타수 26안타)를 기록했지만 5월부터 타율 0.325(80타수 17안타)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수 이지영도 5월부터 출장한 22경기에서 타율 0.298(47타수 14안타)로 맹활약하며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9번타자 김상수는 타율 0.280, 4홈런 25타점 15도루로 활약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306(36타수 11안타), 1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1번타자 같은 9번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삼성 이승엽.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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