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체제 비토 기류 표출...압박 수위 높여
청와대가 2일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여당과 정부가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조율할 수 있겠는지, 그런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월 말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는 국회의 행정입법 수정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해 처리하면 안 된다는 방침을 분명히 전달했는데도 여당은 처리를 강행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개정 국회법의 행정입법 수정권한이 강제성을 갖는지 여부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다르고 여당에서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면서 “지금 당정협의 같은 형태로 여당을 만나는 것에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청와대의 ‘당정협의 보이콧 선언’으로 바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 관계자도 “그런 뜻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여당이 국회법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침묵으로 일관하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여당 지도부를 거듭 압박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가 당정협의 회의론까지 들고 나온 데서는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의 정도를 감지할 수 있다. 유 원내대표 체제 비토 기류가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 청와대 참모들이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국회법 개정안을 고리로 불거진 당청 갈등이 해소될 여지는 남아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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