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05중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한 영종대교의 관리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 측에 사고에 대한 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고속도로 교통사고에 대해 도로 관리 주체를 수사해 입건한 건 처음인데다 형사 처분된 전례도 없어 실제 사법 처리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신공항하이웨이 교통서비스센터장 심모(48)씨와 센터 근무자인 협력업체 직원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2월 11일 사고 당시 영종대교 가시거리가 100m 미만으로 자체 재난 매뉴얼상 ‘경계’ 단계임을 알고도 저속운행 유도, 전면 통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신공항하이웨이와 협력업체가 재난매뉴얼 교육을 하지 않고 근무감독을 소홀히 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과거 서해대교 29중 추돌사고 등 고속도로 사고에 대해 도로 관리 주체를 수사해 처벌한 사례가 없는 점을 감안해 국내외 안전사고 판례를 수집하는 등 법적 검토작업을 벌여 왔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도로 관리 주체의 안전 의식 부족과 관리 소홀이 추돌사고의 한 원인이 됐음을 확인하고 형사적 책임을 문 것”이라며 “검찰과 협의를 마치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최초 사고를 낸 관광버스가 시속 94.4㎞로 과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짙은 안개가 꼈던 사고 당시 과속 기준은 시속 70㎞였다.
경찰은 신공항하이웨이 측 관계자 3명 외에 관광버스 운전기사 등 53명을 입건해 이중 10명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망자 2명 등 43명은 불기소됐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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