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하면 시구와 휴대전화 등 각종 헤택 제공
KBO, 1m 이상 잠자리채 반입 금지
야구공에 의미를 부여하면 가격이 오른다.
평범한 야구공이 마침 한국프로야구 통산 400호 홈런 기록을 앞둔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 타석에 쓰이면, 심판과 삼성 구단 관계자만 알 수 있는 표시가 붙는다.
이 공이 400호 홈런으로 연결되면 '귀한 공'이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격은 '측정 불가'다.
외국 경매 사이트의 한국인 관계자는 "돈으로 환산하기 가장 어려운 경매 대상품 중 하나가 스포츠 관련 물품이다. 더구나 한국은 스포츠 경매시장이 매우 협소해 더 예측이 어렵다"라며 "400호 홈런볼 경매 시작가는 1억원을 넘길 것이다. 그 이상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400홈런이 나온 직후보다는 이승엽이 은퇴를 선언하거나 은퇴한 시점 등에 경매를 하면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승엽 400홈런공의 주인은 당연히 공을 잡은 팬"이라고 밝히면서도 팬이 구단에 공을 기증하면 각종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만약 공을 잡은 팬이 구단에 이를 기증하면 공을 삼성 라이온즈 역사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기증한 팬에게는 최신형 휴대전화 갤럭시S6 1대, 전지훈련투어 2인 상품권, 이승엽 친필 사인배트를 선물할 것이다. 또한 이승엽 400홈런 공식 시상식 당일 대구 홈경기에서 시구자로 모실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전적인 이익보다는 일반인들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프로야구 경기 시구 등 '추억'을 선물하겠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한국프로야구 홈런볼 최고가는 1억2,000만원이다.
이승엽이 2003년 6월 22일 대구 SK 와이번스전에서 기록한 아시아 최연소 300호 홈런볼을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회장이 1억2,000만원에 샀다. 애초 이승엽 홈런공이 국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그 공을 산 구 회장은 2013년 삼성에 이 홈런볼을 기증했다.
그해 9월 2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기록한 아시아 시즌 최다 타이기록 55호 홈런볼은 TV 홈쇼핑 경매를 통해 1억2,500만원에 낙찰됐다가 당사자가 막판에 구매 의사를 철회했다.
2003년 10월 2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나온 아시아신기록 56호 홈런볼은 구단 협력업체 직원이 잡은 뒤 구단에 기증했다.
삼성은 답례로 56냥 황금공을 선물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마크 맥과이어의 1998년 70번째 홈런볼이 300만 달러(약 33억5,000만원)에 팔렸다.
역대 스포츠 물품 경매 최고 낙찰가는 베이브 루스가 1920년에 입은 뉴욕 양키스 유니폼(상의)으로 442만 달러(약 51억 원)였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스포츠경매 시장이 활발하지 않아 홈런볼로 일확천금을 얻을 순 없다.
팬들이 이런 상황을 깨달으면서 이승엽의 400홈런볼을 잡으려는 경쟁이 줄었다.
여기에 KBO가 올시즌 시행하는 세이프 캠페인에 따라 1m가 넘는 잠자리채의 경기장 반입이 금지되면서 이승엽이 56홈런을 달성한 2003년 야구장을 휩쓴 '잠자리채 물결'도 볼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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